"목숨 걸고 뛴 형사는 빼고.." 김길수 검거 '특진' 대상 논란

입력 2023.11.10 15:38수정 2023.11.10 16:02
탈주범 검거 위치 파악한 형사들만 특진
"현장서 뛴 경찰들도 대우해야" 목소리
"목숨 걸고 뛴 형사는 빼고.." 김길수 검거 '특진' 대상 논란
SBS뉴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경찰청이 탈주범 김길수를 현장에서 체포한 형사들을 제외하고 위치 파악에 기여한 형사들만 특진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선 경찰관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길수 검거에 성공한 형사들을 특진시켜야 한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경찰청에서 근무한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이번 김길수 검거한 경찰 특진 못함'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범인 위치 조회한 여경에게 특진 주고 영상에 나오는 두 발로 뛰는 경찰들에게는 표창만 줬다"라며 "한 번 제대로 생각해 볼 문제"라고 적었다.

다른 누리꾼들도 현장에서 뛰는 경찰들에 대한 충분한 대우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경찰관은 "한 명만 특진해야 한다면 피습 당할 위험 부담을 안은 채 검거한 사람이 특진해야 한다"라며 "그래야 현장에서 뛰는 사람이 많아지고 조직이 현장 중심으로 간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특진한 여경도 본연의 일을 한 것이 당연하면서도 결과마저 좋았고, 굳이 폄훼하고 싶지 않다"라면서도 "다만, 지휘부가 현장에서 직접 검거한 동료에 대한 처우를 고작 이 정도로 생각하면 앞으로 누가 현장에서 열심히 뛰려 하겠나 싶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숨 걸고 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 좀 했으면 한다"라며 "특진의 홍수 시대라지만, 특진다운 특진이 없으면 결과적으로 조직 사기만 떨어진다"라고 비판했다.

경찰청은 지난 7일 의정부경찰서 이선주 경사와 안양동안경찰서 김민곡 경장을 각각 경위와 경사로 한 계급씩 특별 승진해 임용했다.

이선주 경사는 전날 김길수가 공중전화로 지인 여성에게 건 전화번호를 상황실에 위치 추적을 요청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민곡 경장은 김길수가 사용한 공중전화 위치를 확인해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몸을 던져 김길수를 체포한 경찰관들은 특진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의정부경찰서 관계자는 "특진 정원이 정해져 있고 실제 현장에서 검거하는 것보다 검거에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한 경찰들의 공적이 더 큰 것으로 판단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유공 직원들도 공적에 따라 지방청장 표창 등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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