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앨라바마주 소도시의 시장이자 목사인 40대 남성이 취미로 여장을 해 온 사실을 폭로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7일(현지시간) NBC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주 리 카운티에 있는 소도시 스미스 스테이션의 시장이자 침례교 목사인 버바 코플랜드(49)가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그가 여장 사진을 올리는 SNS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 이틀 만이다.
보수 성향 매체 ‘1819뉴스’는 지난 5일 숨진 시장이 ‘브리티니 블레어 서머린’이란 이름으로 비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했다고 폭로하면서 그가 브래지어를 착용하고 여장을 한 사진을 다수 게재했다.
침례교 목사인 코플랜드 시장은 비공개 계정이 알려지자 “단지 스트레스 해소 차원의 취미일 뿐”이라고 인터뷰한 뒤 문제의 계정을 삭제했다. 이후 그는 목사의 지위와 가족을 위해 계정을 캡처한 사진을 보도하지 말아 달라고 1819 뉴스 측에 요청했다.
하지만 1819 뉴스 측은 코플랜드 시장의 여장 사진과 함께 그의 성 정체성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다.
이 기사가 나간 후 코플랜드 시장은 신도들에게 “인터넷 공격을 받고 있다. 나는 잘생긴 남자도 아름다운 여자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유머를 위해 집에서 아내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라며 “이로 인해 내 인생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부끄러워할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보도가 나간 지 이틀 만에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코플랜드의 죽음이 알려지자 1819 뉴스의 아우팅(성 정체성이 당사자 동의 없이 공개되는 것)이 코플랜드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더그 존스 전 앨라배마 상원의원은 “코플랜드가 받은 취급은 슬프고 역겨운 일”이라면서 “우리는 독선적인 이들이 가장 큰 돌을 던지는, 비열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개탄했다.
비판이 커지자 해당 매체는 “그가 시장과 목사로 재직하는 동안 성적으로 노골적인 행동을 한 것이 기사의 주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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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