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방송사에서 드라마 주 1회 편성을 꺼내 들었지만, 오히려 반응은 좋지 못한 상황이다.
MBC 수요드라마 '오늘도 사랑스럽개'(극본 백인아/연출 김대웅 이하 '오사개')는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방송되는 주 1회 드라마다. '오사개'는 키스를 하면 개로 변하는 저주에 걸린 여자와 그 저주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남자의 로맨틱 코미디로 배우 차은우, 박규영, 이현우가 출연한다.
SBS 목요드라마 '국민사형투표'(극본 조윤영/연출 박신우) 또한 매주 목요일 시청자들과 만나는 주 1회 편성이다. '국민사형투표'는 악질범을 대상으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하는 정체 미상 '개탈'을 추적하는 스릴러물로 배우 박해진, 박성웅, 임지연이 호흡한다.
방송국 입장에서 먼저 주 1회 편성은 수익성이 하락한 현 드라마 제작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책이다. 치솟은 배우의 출연료와 인건비, 경기 불황 속에서 올 한 해 드라마 제작이 급감한 가운데 방송국은 주 1회 편성을 통해 돌파구 찾기에 나섰다. 주 1회 편성을 통해 2개월에 종영하는 미니시리즈가 3~4개월 동안 방송돼 편성 기간이 늘어나고, 늘어난 기간 동안 광고를 받을 수 있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주 1회 편성을 하게 되면 제작비가 절약이 된다"라며 "그만큼 편성표를 오랫동안 차지하고 있으니 콘텐츠 준비 기간이 늘어나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고 방송 기간이 길어서 광고나 오랫동안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둘째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등장으로 시청 패턴이 다양해지며 방송국의 편성도 유동적으로 변했기 때문에 주1회 편성이 등장할 수 있었다. OTT로 인해 주2회 방송, 본방 사수라는 개념이 흐려지면서 방송국 또한 탄력적 편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다른 방송 관계자는 "예전에는 월화, 수목, 금토 드라마 몇 시 방송이 명확하게 있었지만 지금은 시청 시간 벽이 무너졌기 때문에 방송사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에 따라 주1회 편성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아오고 있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달갑지 않다. '오사개'의 경우 화제성 있는 차은우가 등장함에도 첫 방송에서 2.2%(이하 닐슨코리아 제공/전국 가구 기준)로 시작해 3회 1.9%, 4회 1.7%로 1%대 시청률로 내려앉았다. '국민사형투표'는 방송 초창기 임지연의 출연으로 반짝 화제를 모았지만 점점 시청률이 하락하더니 가장 최근 방송된 10회(10월26일 방송분)에서는 3.2%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KBS 2TV '이미테이션' JTBC '알고 있지만' TV조선(TV CHOSUN) '마녀는 살아있다' 등도 한 주에 1회씩 시청자들을 찾아갔지만 0~1% 혹은 1~2% 등의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한 방송 관계자는 "편성은 시청 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전편 공개를 하는) OTT 플랫폼에 익숙해진 요즘 시청자들은 주2회 방송도 답답해한다"라며 "그런 면에서 주1회 편성은 현재 시청자들의 시청 습관과 맞지 않는 지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사형투표'는 정체 미상의 '개탈'을 추적하는 장르물임에도 드라마 특성과 맞지 않는 주1회 편성을 해 드라마 매력을 반감시켰다.
한 드라마 PD는 "방송국에서 주1회 편성을 하는 것은 해당 드라마들이 대부분 해외 선판매로 수익을 이미 올렸기 때문이다"라며 "이미 해외 시장에서 수익을 거둔 작품일 경우 시청률이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1회 편성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방송국의 주1회 편성은 '생산자가 사정이 어려워서 김밥에 단무지 못 넣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라며 "제작 상황이 어려워지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찾아야 하는데 주1회 편성은 시청자의 몰입도를 떨어트리고 작품의 매력을 반감시키기 때문에 적절한 해답이 아닐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