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다 2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 경찰국(NYPD)은 지난 29일 밤 10시30분께 뉴욕 브루크린 지구 이스트 플랫부시의 한 아파트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해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층간 소음으로 오랜 갈등을 빚어 온 아랫층 거주자가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제이슨 파스(47)가 위층에 거주하고 있던 블라디미 매서린(47)과 그의 의붓아들 차인와이 모드(27)에게 총을 쏴 이들을 살해했다.
뉴욕포스트가 입수해 공개한 사건 당시 아파트 4층에 있던 폐쇄회로(CC)TV에 담긴 영상에는 3층에 사는 파스가 매서린의 아내인 마리 데릴(48)과 말다툼하는 모습이 담겼다. 매서린이 집 안에서 가위로 추정되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파스를 위협한다. 데릴이 매서린을 말려보려 했으나 매서린은 물러서지 않았고 파스는 위협을 받으면서도 데릴과 언쟁을 계속하다 외투 속에서 권총을 꺼내 몸을 돌려 집으로 향하는 매서린에게 쐈다.
경찰은 "매서린이 총에 맞아 쓰러진 뒤 파스는 아들인 모드에게 총을 겨눴다"며 "두 사람을 번갈아 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도주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아직 파스를 체포하지 못한 상태다.
경찰은 파스가 위층에서 들리는 층간소음과 관련해 지난해 3월부터 6번이나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파스의 누나는 "파스가 윗층으로 올라가기 전 어머니가 아파트 관리요원에게 소음에 대한 불만 신고를 했다"며 "매서린-데릴 부부는 아이들이 집안에서 뛰어다녀도 말리지 않고 소음에 대해 불만을 표하면 일부러 더 큰 소음을 만들어 괴롭히곤 했다. 실제 피해자는 그들이 아니라 우리"라고 주장했다.
데릴은 경찰에 "4년여 전 이사 온 직후부터 파스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며 "파스와 그의 노모가 소음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별문제가 없을 때도 불평을 쏟아내 감정적 충돌과 언쟁이 잦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사건 발생 당일,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아랫층에서 천장을 쾅 쾅 치는 소리가 들렸다"며 "별다른 소음이 인 적이 없어 남편이 바닥을 쾅 쾅 울려 불만을 표했더니 파스가 올라와 현관문을 발로 걷어차 말다툼이 시작됐다"고 부연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소음은 걷는 소리 때문에 발생했다"며 "위층에 카펫이 깔려 있지 않아 민원 전화가 걸려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아파트가 지은 지 오래됐고 바닥재가 나무여서 걷기만 해도 소리가 크게 난다"며 "층간 소음으로 인한 주민 신고가 잦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용의자 체포를 위한 주민들의 제보를 당부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