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차 해외 자주 나간 남편, 그런데..." 아내의 사연

입력 2023.11.01 04:30수정 2023.11.01 09:59
"사업차 해외 자주 나간 남편, 그런데..." 아내의 사연
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남편으로부터 성병을 옮아 이혼을 결심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최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필리핀, 태국 등에서 사업을 준비하는 남편과 떨어져 지내며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두 딸을 키워온 아내 A씨의 사연이 전해졌다.

A씨는 "남편은 해외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던 시기 일 년에 스무 번 가까이 출국했고, 그 기간을 헤아리면 1년 중 200일을 넘기기도 했다"며 "저는 남편이 지나칠 정도로 자주, 그리고 오랫동안 해외에 머문다고 생각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자주 해외에 나가는 이유가 뭔지 물어봐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아서 답답하기만 했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하니까, 그저 믿고 응원했다"면서도 "이제는 도저히 남편을 참고 기다려줄 수 없다"고 털어놨다.

또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한 뒤로 생활비를 거의 주지 않고 있다고도 A 씨는 주장했다. 그는 "저 혼자 아이들을 키우면서 양육비와 생활비까지 책임져야 했다"며 "저는 여러 번 남편에게 가족을 생각해서 해외 출장을 줄이라고 했지만, 남편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A씨가 번이나 성병 진단을 받아 치료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성병이 목욕탕이나 다중 이용시설에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하지만, 저는 첫 번째 진단을 받기 직전에 유산을 했고, 두 번째 진단 직후에 임신했기 때문에, 남편에게서 옮은 게 분명하다"며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고, 오래 고민한 끝에 남편과 이혼하려고 하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에 남편은 A씨를 향해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사업차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지냈을 뿐이라면서 이혼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연을 접한 유혜진 변호사는 "남편은 부모의 의무인 자녀에 대한 양육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았다. A씨는 이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서 더 이상 남편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가 없었고, 지속해서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따라서 재판상 이혼 사유에 해당해 이혼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의 성병 감염과 치료 시기를 보면, 남편의 해외 체류 기간과 겹친다. 그래서 남편 때문에 감염되었다고 의심하게 되었고, 당시 사연자분의 건강, 즉 유산과 임신을 했다는 사실 및 가정상황에 비추어보면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보인다"며 "사연자분과 남편의 혼인 관계의 바탕이 되는 신뢰가 훼손될 수 있는 사정에 해당하고, 현재까지도 그 사정이 혼인 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편의 부정행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해 이혼 사유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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