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의 재혼 상대였던 전청조가 방송 인터뷰를 통해 남현희의 주장을 반박했다. 남현희가 자신이 재벌 3세가 아니란 건 2월부터 알았으며, 성전환 수술도 남현희가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양측은 진흙탕 진실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채널A 뉴스는 ‘전청조 “남현희, 2월부터 내 정체 알았다”’라는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청조는 “그 부분(기자 역할 대행)에 대해서는 제 휴대폰을 봤기 때문에 다 알고 있었던 부분이다. 근데 이게 이제 기간으로 보면 2월이었지 않나”라며 남현희가 지난 2월부터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남현희가 전청조 어머니와 통화에서 뉴욕 출생이라고 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실제 어머니가 맞다고 주장했다. 전청조는 “친구랑 스피커폰으로 (남 씨와) 통화한 적도 있고 엄마랑 스피커폰으로 통화한 적도 있다. 저랑 진짜 실질적으로 오래된 친구였고, 진짜 저희 엄마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현재 법적으로 여자”라며 “저는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았고, 남자가 되기 위해 현재 그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다.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라고 밝혔다. 남성으로서 임신이 불가능한 상태라고도 했다.
전청조는 “(남현희가) 저한테 줄곧 ‘네가 가슴 때문에 남들한테 여자라고 들키겠어’라는 말을 했고, 진심으로 (남현희를) 사랑했기 때문에 저 또한 큰 결심을 해서 수술을 하러 간 거였다”라고 주장했다. 전청조가 주민등록증을 2개 가지고 있다는 남현희의 주장에 대해 “주민등록증이 하나”라며 덧붙였다.
또 “임신테스트기는 모두 경호원 분들이 사서 전달을 해줬고, 저는 그 임신테스트기를 받아서 전달했다”라며 검사했을 때 “두 줄이 나왔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산부인과에서도 진단을 받았다며 “유산 증상이 보여서 병원에 내원했더니 아무래도 병원에서 한 말은 노산기도 있고 아무래도 유산이 된 것 같다”라고도 했다.
임신 가능성이 없다고 하지 않았나란 질문에는 “그건 저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어서 “근데 그게 왜 중요한가. 저는 남현희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누구 애든 저는 중요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전청조는 “제가 저지른 일을 다 감당하고 책임지겠다. 피해자분들께 너무나도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피해본 것 많아" 남현희, 전청조 고소
한편 이날 오전 남현희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도 가족들도 피해본 것이 많기에 (전청조를) 고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 엄마랑 제 동생과 친척들, 아카데미 선생님들 등 주변 사람들 명의로 (전 씨가) 뭔가를 했던 정황도 이번에 확인했다”며 “저한테 아예 말을 안 했기 때문에 몰랐다. (전 씨가 가족한테) 저한테 말하지 말라고 얘기했단다”라고 덧붙였다.
남 씨는 전 씨와 첫 만남에 대해 “펜싱 배우러 올 때 28살 여자라고 본인이 직접 소개했다”며 “(전 씨가) 하루하루 펜싱 수업을 하면서 제 주변 사람들한테 굉장히 잘했다. 그래서 ‘나는 뭘 해줘야 되나’라며 미안해했다. 그랬더니 ‘가족 같은 친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건 어려운 일 아니니까 ‘알겠다’하고 지내는데 본인이 죽을 병에 걸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남 씨는 “(전 씨가) 화장실에서 문을 닫고 한참 안 나와서 힘겹게 문을 열어 보니까 세면대에 피가 가득했다. 제가 너무 놀라서 병원 가자고 했는데 안 간다더라”라며 “그때도 의심이 들었는데 아픈 사람을 의심하는 건 안 좋은 것 같아서 시간이 지나면서 지켜보면, 진짜 사기꾼이면 뭐가 보이겠지 (생각했다)”라고 했다.
남 씨는 전 씨가 성전환 수술을 고백하기 전 성관계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다만 남 씨는 “실제로 (수술한 신체를) 보지는 않았다. 그걸 보게 되면 저도 어떻게 마음에 변화가 생길지 몰랐고, 조금 무서웠다”며 “그 사람이 힘겹게 저한테 성전환 수술을 한 것에 대해 고백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람 대 사람으로 존중해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후 전 씨가 건넨 임신 테스트기에 대해선 “제가 해보고 싶다고 요청했더니, 저는 인지도가 있으니 약국을 전혀 가지 못하게 했다. 제가 한 번 테스트기를 하고 안 믿었다. 하나 갖곤 안 될 것 같아 한 번 더 해봐야 될 것 같았는데 (전 씨가) 여러 개를 줬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를 찾지 않은 이유도 “병원 가면 알아보는 사람이 많을 텐데, 조금 더 명확하게 날짜를 두고 진짜 이게 맞는지 보고 싶었다”고 답했다.
경찰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
한편 경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30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청사에서 열린 정례 간담회에서 "전씨의 스토킹, 사기 고소·고발건을 송파경찰서를 병합한 건, 전체적으로 묶어 사안의 경중을 파악해보라는 의미"라며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28일 강서경찰서에 접수된 전씨의 사기 미수 고발 사건을 이관 받아 기존 사기 고소 사건과 병합해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김민석 강서구의회 의원은 지난 25일 전씨와 온라인 부업 강연 업체 대표 A씨를 사기 및 사기 미수 혐의로 강서경찰서에 고발했다. "전씨로부터 사기 피해를 당할 뻔 했다"는 제보에 따른 것이다.
경찰은 또 지난 26일 "전씨가 동업을 하자며 2000만원을 가져간 뒤 돌려주지 않았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지난주 피해자 조사를 마쳤다.
이런 가운데 전씨는 자신을 '재벌 3세'로 소개하며 지인과 온라인 부업 세미나 수강생에게 접근해 돈을 편취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일부 피해자에겐 대출을 적극 권유했던 것으로 의심 받고 있다.
또 결혼 상대였던 남씨의 가담 여부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남현희는 지난 8월 이혼과 재혼 소식을 동시에 알렸다. 최근 재혼 상대가 15세 연하 재벌 3세의 전청조라고 알려졌지만, 재벌 3세가 아닌 것은 물론 남성이 아닌 여성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청조를 둘러싼 각종 사기 행각 의혹도 제기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