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정지영 감독이 배우 설경구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정지영 감독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자신의 연출작 '소년들'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정지영 감독은 '소년들'로 4년만에 신작을 선보이는 것에 "진작 개봉을 했어야 하는 영화인데 늦어졌다, 개봉을 상당히 기다렸다"라며 "영화가 한동안 잘 안 되는 상황에서 손해라고 하는 상황이지만 만든 사람은 빨리 심판받고 싶었다, 미루면 옛날 영화되지 않나, 다행히 아직은 싱싱할 때 개봉했다"고 말했다.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다루게 된 것에 "재심에 특별히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니고 약촌오거리사건을 접했을 때 소신과 공권력의 관계를 발견했다"라며 "다른 사람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그 문제를 한번 영화로 만들어보자 생각했는데 마침 다른 사람이 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포기를 했는데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접하고 비슷한 사건을 접했는데 이게 더 깊고 넓어서 (영화화가)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영화의 주연을 맡게 된 설경구와는 사석에서 만난 뒤 일주일 만에 대본을 줬다고. 정 감독은 "시나리오 쓰면서부터 설경구를 생각했다"라며 "강철중 생각이 났었고 또 하나는 영화에서 황준철 반장의 인물 폭이 17년이다, 젊을 때와 나이든 때를 같이할 연기자가 필요해서 설경구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만약 설경구가 안 된다고 했다면'이라고 묻자, 정 감독은 "기다리려고 했다, 옛날부터 설경구와 하려고 했다"라며 "'박하사탕' 데뷔할 때 이창동 감독 현장을 갔는데 이창동 감독이 소개를 하는데 이 신인 배우가 반가워 하지도 않고 그냥 인사하고 가더라, 뭐 저런 놈이 있나 그랬는데 나중에 이창동한테 물어봤더니 그 캐릭터에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후에 지금은 어떠냐 했더니 그게 상당히 지속적으로 오래됐다가 주변 사람들이 불편해 하는 걸 알고, 그러다가 촬영을 하고 끝나면 설경구가 와야 하는데 집에 가서도 그 캐릭터라 집에서 얼마나 불편하겠나"라며 "그래서 그걸 한동안 불편해 해서 자기가 노력을 하고 설경구로서의 삶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간신히 균형을 잡았다고 하더라, 지금은 나아졌는데 다른 연기자보다 캐릭터 속에 사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로 1999년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소재로 한 사건 실화극이다. '부러진 화살'(2012), '블랙머니'(2019) 등 실화극을 선보여온 정지영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오는 11월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