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코끼리 변 속에 플라스틱이 있더라고요, 실제로 보면 정말 끔찍하죠."
배우 류수영이 스리랑카 쓰레기 매립지에서 목격한 코끼리의 죽음을 떠올렸다.
SBS 새 예능 프로그램 '옆집 남편들-녹색 아버지회'(연출 김진호, 최장원 이하 '녹색 아버지회')가 지난 25일 오후 처음 방송됐다. '녹색 아버지회'는 내 아이가 살아갈 지구를 위해 국내외 환경 이슈를 직접 찾아가 솔선수범하는 친환경 버라이어티로 배우 차인표, 정상훈, 류수영, 제이쓴이 출연한다.
'녹색 아버지회'는 회장 차인표를 필두로, 정상훈, 류수영, 제이쓴 네 아버지들의 유쾌한 케미스트리를 예고했다. 멤버들의 투표를 통해 회장이 된 차인표, 환경 예능에서 재미를 담당한 정상훈, 직접 스리랑카 쓰레기 매립지를 보고 겁을 먹었다는 류수영, 아들 준범군을 위해 미래 지구를 남겨주고 싶다는 제이쓴 등 네 사람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뭉쳐 보여주는 케미스트리도 '녹색 아버지회'의 또 하나 볼거리다.
현재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어남선생'으로 활약 중인 류수영은 '녹색 아버지회'를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해 발벗고 나선 아버지로 변신했다. 스리랑카에서 4박5일 촬영을 진행하며 올루빌 필라카두 쓰레기 처리장을 직접 다녀온 그는 매립지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그대로 먹는 코끼리를 보며 기후 위기를 실감했다고 이야기했다.
뉴스1은 류수영과 이야기를 나눴다.
-'녹색 아버지회'에 어떻게 합류했나.
▶'녹색 아버지회'는 예능인데 다큐같은 프로그램이다. 다큐라고 하면 재미없어 보이지만 재밌게 하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유익한데 초점을 맞췄다. 환경 이야기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언가를 '하지마라'라는 이야기여서, 좋은 이야기이지만 합류하는데 망설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가 된 것 같다. 편의점에서 봉투로 종량제를 사기도 하고, 요즘은 플라스틱 빨대도 찾기 힘들고 종이 빨대를 쓴다. 기업들까지 어메니티를 줄인다. 생활 속 변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미디어라서, 미디어의 힘을 믿어서 참여하게 됐다. '편스토랑' 할 때도 댓글로 '남편이 요리해줬어요'라고 하는 댓글을 보면서 (미디어를 통한) 변화를 느꼈다. 미디어를 통해 재미와 가치 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쁜 마음으로 동참했다.
-유익함에 초점을 맞췄다고 하셨는데, '녹색 아버지회'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어디서 재미를 찾을 수 있나.
▶예능의 재미는 네명의 엉망진창 케미스트리를 통해 찾을 수 있다. 캐릭터를 설정한 것은 없는데 엉망진창 되는 게 재밌다. 정상훈형, 제이쓴, 그리고 생각도 많고 언제나 배의 키를 잡고 우리를 바른 쪽으로 인도하려는 차인표 선배님, 그 중간 어디선가 균형을 맞추려는 저같은 사람도 있고 그렇게 4명이 노는 게 재밌다. 방송 촬영하면서 넷이 붙어 있으면 한, 두시간은 금방 간다. 쓰레기 줍고 환경을 생각하는 장소에 가는 과정에서 네명의 엉망진창 케미스트리가 있다면 충분히 유쾌하지 않을까.
-네명 다 유부남이어서 공감대 형성이 쉬웠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4명 다 아이를 키우다보니 신경 쓸 일이 많다. 2050년 되면 바뀌는게 많다. 기온이 2도 올라가고 국제 정세도 바뀌고 또 사과가 강원도에서 길러 질 수 있다고 하더라. 이제는 철원, 강원도 북쪽까지 사과가 길러져서 아이들 세대에서는 서울에서도 사과를 기를수도 있다고 한다. 아이들이 어떻게 살까 고민된다. 아이가 있으면 공감할 수 있다.
-앞서 '무관광 올촬영'을 외쳤는제 진짜 그렇게 했나.
▶실제로 스리랑카는 관광할 게 없었다. 관광을 당연히 못한다. 시간도 없고 최소한의 인원인 6명이서 갔다. 대규모로 가서 노는 것을 찍을 이유도 없고, 제작비 이슈도 있지만 환경 프로그림이라서 최소한으로 가서 열심히 찍었다. 첫날에도 22시간을 촬영했다. 관광할 새는 없었다.
-직접 스리랑카의 올루빌 필라카두 쓰레기 처리장을 다녀오기도 하고, 코끼리의 죽음을 보기도 했는데 어땠나.
▶가면 끔찍하다. 스리랑카는 우리보다 쓰레기가 적고 깨끗하다. 개발도상국이라서 선입견 있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 굉장히 깨끗하다. 그런 나라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전면 금지했다. 일회용품을 펑펑 쓰지 못하는 나라인데, 쓰레기로 나오는 일회용품을 코끼리가 먹어서 아프고 죽는 것을 보면 좀 무섭다. 코끼리 변속에도 플라스틱이 섞여나오고 난리가 난다. 이게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닌 게, 우리나라에도 불법매립지 포함해 300개 이상 쓰레기 산이 있다. 이번에 촬영하면서 강서구 분리수거장에서 작업했는데 하루에 100톤이 넘는 플라스틱이 들어온다. 모든 인력으로 분리 할 수 없어서 다른 업체에 맡겨지는데, 그 다음부터는 모른다. 분리된 쓰레기가 하루에 몇천톤이 나오는데 갈곳이 없다. 코끼리가 (비닐을) 먹고 죽거나 다치는게 가슴 아프게 느껴져서 그것을 찍으러 (스리랑카에) 가는 거다.북금곰이 물에 빠져야 사람들이 가슴을 아파하며 움직인다. 코끼리 코에 박힌 플라스틱과 비닐봉지가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 가슴 아프지만 지켜보러 갔다.
-일주일 동안 집을 비웠는데, 가기 전에 아내 박하선씨가 어떤 응원의 인사를 해줬나.
▶처음가는 4~5일 해외 출장인데 잘 다녀오라고 하더라. 제가 몸을 안 사리는 편이어서 다치지 않고 잘 다녀오라고 이야기해줬다. 쓰레기장을 간다고 하니까 좀 걱정을 했다. 실제로 가서 쓰레기를 먹는 코끼리를 내쫓는데 쉽지 않다. 코끼리 30마리 있으면 무섭다. 25톤 트럭만해서 범접할 수 없는 에너지가 있다. 트랙터 타고 가까이 접근했는데 가장 큰 대장 코끼리가 돌진해서 왔을 때는 저도 살짝 겁이 났다. 전문가와 같이 가서 겁이 안 났는데 함께 간 PD는 긴장한 순간이었다고 하더라. 그런일 때문에 박하선씨가 걱정했을 것 같다.
-다녀와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갔다와서 더 어려워졌다. 갑자기 물고기를 안먹을수도 없고, 텀블러가 없다고 아메리카노를 안먹을 수도 없고.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할지 어려워졌다.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와 조약이 곧 생긴다. 탄소배출권이 생기고 전기차가 많아지고, 변화가 생기는데 플라스틱도을 만드는 게 인간이니 제도를 통해 서서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또 소비자의 움직임을 가속화 할 수 있는게 방송이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참여하게 된 것도 있다. 마음에 짐이 생겼다. 플라스틱 패키지가 아닌 재료를 사고, 가능한 텀블러 들고 다니려고 노력한다. 매니저도 그런 부분에서 많이 도와준다. 장바구니를 들고 다니던가, 10%, 20%씩 줄여주는 사람들이 모이면 되지 않나.
-지난해 '편스토랑'으로 KBS 연예대상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상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
▶제가 탈 상은 아니겠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좋은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