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서 쓰러진 치매 노인.. 경찰이 CCTV 100대 뒤져 40시간 만에 구했다

입력 2023.10.24 06:28수정 2023.10.24 10:47
수풀서 쓰러진 치매 노인.. 경찰이 CCTV 100대 뒤져 40시간 만에 구했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치매 노인을 이틀 만에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는 경찰의 모습. 사진=제주동부경찰서 제공

[파이낸셜뉴스] 돌연 집을 나가 행방이 묘연해진 한 치매 노인을 경찰이 100여대의 CCTV를 추적, 수색하면서 실종 40여 시간 만에 구조했다.

지난 23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8일 오후 8시 40분경 발생했다. 이날 112에는 치매를 앓는 A씨(78·여)가 가족이 없는 틈에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오후 4시경 제주시 화북동에 소재한 자택에서 집을 나선 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경찰은 신고 직후 A씨 주거지 주변 CCTV 100여대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A씨가 집을 나온 뒤 버스에 탑승한 정황을 확인했다.

A씨는 제주 시내의 한 정류장에서 내려 배회하다 또다시 다른 버스를 타고 화북동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후 건입동 사라봉을 향해 걸어가는 등 버스 승차와 하차를 세 차례 반복했다.

경찰은 A씨가 마지막으로 하차한 정류장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수색을 벌였다.

신고 접수 40여 시간만인 20일 오전 11시경 경찰은 제주시 화북1동의 수풀 속에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해 119구조대에 인계했다.

구조 당시 A씨의 체온은 34.7도로 저체온증 위험이 있는 상태였다. A씨는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경찰은 A씨가 집을 찾아 헤매던 중 돌담에 걸려 넘어졌고, 그 자리에 계속 쓰러져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치매 노인 등 실종자가 발생하면 신속히 수색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보호자들은 위치 추적을 위한 배회 감지기 등을 구입해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배회감지기는 손목시계 형태의 위치추적기다. 착용자의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일정 범위를 벗어날 경우 보호자에게 알림 전송 등 기능을 한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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