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목숨을 바친 사랑이다. '연인' 남궁민이 청나라 공주 이청아의 계약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목숨을 바쳐 위기에 빠진 안은진을 구했다.
지난 1일 오후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연인'(극본 황진영 연출 김성용 외 2명)에서는 유길채(안은진 분)를 구하려다가 각화(이청아 분)가 쏜 화살에 맞고 쓰러지는 이장현(남궁민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포로시장에서 유길채를 발견한 뒤 오로지 그의 속환 만을 위해 달렸던 이장현은 끝내 사랑하는 여인의 목숨을 구하고 그에게 자유를 선물해줬다.
이날 이장현은 포로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유길채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그는 "도대체 왜, 도대체 왜"라고 울부짖을 뿐이었다. 그러던 이장현은 결국 포로상에게 공격을 다해 쓰러졌고, 유길채는 다시 끌려갔다.이장현이 쓰러져 있는 사이 량음(김윤우 분)이 유길채가 팔리지 못하도록 손을 써놨다.
유길채와 다시 만난 이장현은 "이런 곳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소, 조선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잘 살았어야지, 보란 듯이 떵떵거리며 살았어야지"라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아니 그것보다 왜 나를 찾지 않았소, 내가 심양에 있다는 걸 알면서 왜 내게 오지 않고 이런 고초를"이라고 물었다.
유길채는 "내가 왜 나리를 찾나, 나리께 도움을 청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다"라며 "혹 저 오랑캐에게 돈을 내고 오늘 밤 나를 사셨소? 나리도 별 수 없으십니다, 허면 뭘 해드릴까요, 술을 따라드릴까요, 노래하고 춤이라도 출까요? 아, 다른 걸 원하십니까?"라고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이내 "내게 은혜를 베풀어도 난 갚을 수가 없어요, 그러니 아무 것도 해주지 마세요, 부담스럽단 말입니다"라고 서글픈 속내를 드러냈다.
유길채의 거절에 이장현은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싫어, 이번엔 당신 뜻대로 해줄 수 없어, 내 뜻대로, 내 마음대로 해야겠소"라며 굳은 의지를 보였고, 결국 포로상과의 유혈 담판 끝에 유길채를 구할 수 있었다.
재회한 두 사람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애틋한 시간을 보냈다. 이장현은 "이상하지, 이렇게 달이 밝은 밤에 내 그대와 함께 있으니,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잘 모르겠소, 그때 그대를 남겨두고 남한산성에 가서는 아니되었던 것인지"라고 후회했다.
또한 "그때 그댈 두고 심양에 와서는 아니되었던 것인지…아니면 그때 당신이 날 버렸을 때…"라며 마음 아파했다. 그렇게 하룻밤이 지나고, 두 사람은 인사를 나눴다. 유길채는 이장현에게 "고맙습니다"라고 고개를 숙였고 이장현은 "아니야, 내가 고마워"라고 따뜻하게 답했다. 이장현은 유길채를 하루빨리 조선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옷을 구하고 속환 준비를 서둘렀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그 사이 각화(이청아 분)가 유길채를 가로채 가버린 것. 황녀가 유길채를 사갔다는 말에 이장현은 각화에게 달려갔고 유길채를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이장현에게 마음이 있는 각화는 "그리 못 한다, 이미 내 시녀인 걸, 죽이든 살리든 내 마음이다"라고 딱 잘랐다. 또한 그는 황녀의 진심어린 사랑을 시험하고자 했던 황제의 이야기를 꺼내며 "난 말이지, 차라리 사자에 찢겨 죽는 것을 볼 지언정, 내가 갖고 싶은 사내를 다른 여인에게 빼앗기지 않는다"고 위협했다.
각화의 말을 들은 이장현은 다른 방법을 고민했다. 홍타이지(김준원 분)가 조선에 군량을 재촉하고 있으며, 조선은 제때 기한을 맞출 수 없어 어려움에 처해있는 상황을 이용하기로 한 것. 그는 용골대(최영우 분)와 함께 명에서 청에 투하한 장군 경중명을 찾아가 그가 가진 쌀을 군량으로 먼저 보내고 조선에서 이후에 나온 쌀을 받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군량이 필요한 청에게도, 하루빨리 군량을 보내야 하는 조선에도, 황제의 신임을 얻어야 하는 경중명에게도 좋은 제안이었다.
또한 앞서 이장현은 소현세자(김무준 분)에게 이 방법이 통한다면, 홍타이지에게 유길채의 속량을 부탁해달라고 간청했다. 과거 소현세자의 자녀인 세손을 구했던 여인이 유길채임을 밝히자 소현세자는 기꺼이 그렇게 해주겠다고 했다.
유길채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만주어를 할 줄 아는 시녀의 도움을 받아 직접 홍타이지에게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전했다. 유길채는 자신은 포로로 잡혀온 것이 아니라 납치를 당해 끌려온 처지이며 홍타이지의 신하의 부녀자들이 조선에서 데려온 여인들을 질투해 괴롭히는 것이 홍타이지의 위엄을 떨어트리는 일이라며 그것을 멈추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홍타이지는 유길채의 간언에 조선 여인들을 괴롭히지 말 것을 명하기는 했으나, 포로가 아니라는 말을 들어주지는 않았고 유길채를 다시 딸 각화에게 맡겼다.
이처럼 이장현과 유길채가 갖은 노력을 했음에도 상황은 꼬여만 갔다. 소현세자가 유길채를 달라 부탁했으나 이미 각화가 손을 써 이미 유길채를 빼돌려버린 상황이었다. 유길채를 가둬 둔 각화는 이장현에게 목숨 건 내기 사냥을 제안했다.
사냥을 하기로 한 날, 각화는 시녀를 시켜 일부러 유길채에게 속환이 됐다며 도망가게 만들었고,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말고 조선으로 떠나라고 명했다. 이어 사냥을 위해 만난 이장현에게 도망가는 유길채를 보여주며 "저 포로가 주인을 배신하고 재물까지 훔쳐 도망쳤다, 도망친 포로를 죽이는 일은 폐하께서도 허락한 일"이라며 "네가 이기면 여자는 속환시켜주겠다, 대신 너는 죽는다"라고 말했다.
각화는 이장현의 말을 찔러 쓰러트린 뒤 먼저 유길채를 잡으라고 했고, 이장현이 그에게 달려가고 있는 길을, 말을 타고 뒤따랐다. 뒤에서 이장현을 따르던 각화는 유길채에게 활을 겨눴고, 유길채를 향해 절박하게 뛰던 이장현은 결국 유길채 대신 활을 맞고 쓰러졌다. 쓰러지면서도 그는 유길채를 향해 "내가 이겼소, 이젠 됐소"라고 말하며 안도했다.
이장현과 유길채는 심양의 이장현 집으로 돌아왔다. 각화는 "고작 여자 때문에 목숨을 걸어, 조선인이 이상한 건가 아니면 이 자가 이상한 건가"라면서도 "좋은 경험을 했어, 처음으로 내가 원해도 얻을 수 없는 게 있다는 걸 알았거든"이라고 말했다. 유길채는 각화에게 이장현이 어떻게 됐는지 물으며 울부짖었고 각화는 "내기에서 졌으니 속환해주겠다"면서 "속환해 주는 것은 이장현을 얻기 위해서다, 두고봐 언젠가 이장현은 내 것이 될테니"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