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27세 예비신부, 4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났다

입력 2023.10.18 14:21수정 2023.10.18 14:59
'뇌사' 27세 예비신부, 4명에 새 삶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결혼을 앞두고 있던 20대 여성이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져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김건혜씨(27)가 지난달 7일 이대서울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 양측 신장을 기증했다고 18일 밝혔다.

"딸이 계속 살이 있는거라는 마음" 장기기중 결심한 가족

김씨는 지난 8월 바다에서 스노클링하던 중 거센 물살에 휩쓸렸고 해양 경찰에 구조됐다. 그는 구조 즉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유족들은 딸의 장기가 꼭 필요하고 좋은 사람에게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세상을 떠나는 딸로 인해 새 삶을 살게 되는 사람이 있다면 딸도 계속 살아있는 것이라는 마음이 컸다고 한다.

유족에 따르면 서울에서 1남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김씨는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고 음식을 만들어 나누는 것을 즐기는 활발한 사람이었다.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 축복해주고 싶었는데.." 엄마의 인사

그는 지난 5월 상견례를 마치고 예식장과 신혼집을 알아보고 있던 예비 신부였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김씨의 어머니 김보정씨는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너를 축복 해주고 싶었는데, 이제는 네가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겠구나. 천국에서는 즐겁고,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라. 사랑해 우리 딸"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의 소중한 생명나눔 실천으로 4명이 새 희망을 얻었다"라며 "기증자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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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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