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경적 울려?".. 7세 아이 탄 승용차에 쇠망치 휘두른 60대 최후

입력 2023.10.16 08:33수정 2023.10.16 15:51
차안에 있던 어린이들 정신적 충격에 치료
1심 '징역 1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집유'
"감히 경적 울려?".. 7세 아이 탄 승용차에 쇠망치 휘두른 60대 최후
자료사진. pixabay

[파이낸셜뉴스] 자신을 향해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어린이들도 탑승한 승용차 유리창을 망치로 부순 60대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 15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김형진)는 재물손괴치상, 중손괴, 특수협박,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A씨(68)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해 5월 4일 아침 강릉의 한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는 50대 피해자 B씨가 사는 건물 주차장에서 B씨에게 다가가 "죽이겠다"라고 말한 뒤 쇠망치를 휘두르며 위협했다.

비슷한 시각 범행 장소에서 100m가량 떨어진 도로로 이동한 뒤 아무 이유 없이 40대 피해자 C씨가 몰던 승용차 보닛과 사이드미러, 운전석 문, 뒷문 유리창 등을 여러 차례 내리쳤다.

이어 70대 운전자 D씨가 경적을 울리자, 해당 차량의 보닛과 유리창 등을 수십회 내리쳤고, 뒷좌석에 타고 있던 10세·7세 아동들이 깨진 유리창 파편에 맞았다. 아동들은 정신적 충격으로 6개월간 치료가 필요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 상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단기간에 무차별적으로 범행이 이뤄졌다. 위험성이 매우 크고, 어린 피해자들이 느꼈을 공포와 고통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앓는 정신질환이 범행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건강이 좋지 않고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을 참작했다"라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A씨는 추가로 재범 방지와 성행 교정 등을 위해 보호관찰과 함께 정신질환 치료 명령을 받았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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