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 왜 울려" 어린이 탄 차량 둔기로 부순 정신질환女 최후

입력 2023.10.15 11:33수정 2023.10.15 15:34
"경적 왜 울려" 어린이 탄 차량 둔기로 부순 정신질환女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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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뉴스1) 신관호 기자 = 어린이들이 탄 승용차 등에 둔기를 휘두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60대 정신질환자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선처됐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김형진 부장판사)는 재물손괴치상, 중손괴, 특수협박,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A씨(68·여)의 원심판결을 파기,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보호관찰과 보호관찰기간 정신질환 치료를 명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4일 오전 8시 20분쯤 강원 강릉시 한 도로에서 B씨(77·남)가 몰던 승용차가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그 차에 다가가 둔기로 본네트, 유리창 등을 수십 차례 내리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사건으로 수리비가 약 500만원이 넘을 정도로 차가 파손됐고, 차에 타고 있던 30대 여성과 10살과 7살의 어린이 남녀 2명이 깨진 유리파편에 맞는 등 각각 6개월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의 피해를 입었다.

또 A씨는 이 사건 10여 분 전 모 건물 주차장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50대 남성에게 다가가 '죽이겠다' 등의 말을 하며 미리 소지하고 둔기를 휘두르며 위협한 혐의도 있고, 그 뒤 100m가량 떨어진 도로에서 4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를 파손한 혐의도 받았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강릉지원 제2형사부는 "동종 폭력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이 범행을 저질렀다.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이 사건은 피고인이 앓고 있는 편집조현병 등 정신질환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건 일체를 모두 인정, 수사와 재판 과정에 성실히 임했고, 앞으로 이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을 거듭 다짐하고 있다.
당심에 이르러 모 피해자 등을 위해 상당한 액수의 돈을 추가로 공탁하는 등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봤다.

또 "피고인은 건강이 좋지 않고, 피고인의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등 사회적 유대관계가 비교적 분명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이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제정한 양형기준 등을 종합해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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