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할머니 시신이 친할머니 페이스북에... '살해 인증샷'

입력 2023.10.11 05:55수정 2023.10.11 14:56

친할머니 시신이 친할머니 페이스북에... '살해 인증샷'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 대원에게 살해 당한 여성(왼쪽)과 그의 손녀 모르 베이더./사진=페이스북

[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이스라엘이 ‘피의 보복’을 선언하면서 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하마스가 할머니를 잔인하게 살해한 뒤, 숨진 모습을 촬영하고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조롱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른바 '살해 인증샷'인 셈이다.

10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모르 베이더는 지난 8일(현지시각) 오전 페이스북에 접속했다가 충격적인 게시글을 발견했다. 자신의 친할머니의 계정으로 할머니의 시신 사진과 영상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베이더와 가족들은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나서야 할머니가 하마스 대원의 손에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베이더는 "할머니는 니르오즈에서 잔혹하게 살해당했다"며 "테러리스트가 할머니의 집에 들어와 할머니를 죽이고, 스마트폰을 빼앗은 뒤 죽은 그녀의 모습을 촬영해 올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할머니는 인생을 사랑하셨는데, 할머니 없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냐"며 "그녀 없이는 내가 누구인지 이야기 하고 싶지않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건 내 인생의 악몽"이라고 했다.

바이더의 할머니는 하마스가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약 50년 만에 이스라엘에 대한 최대 규모의 공격을 감행한 직후 살해된 이스라엘인 최소 800명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유대교 안식일이자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키푸르 전쟁) 50주년 다음 날이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측에서는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측의 사망자도 830명을 넘어섰다. 가자 보건부는 부상자도 4250명 이상이라고 밝혀 추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보복 공습에 나서면서 더욱 많은 희생자로 이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에서는 공습으로 2만2600채 이상의 주택과 10곳의 의료 시설, 48곳의 학교가 파괴됐다고 밝다.

하마스는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한 뒤 2007년부터 가자지구를 사실상 지배해왔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2007년부터 이 지역을 봉쇄하고 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