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창작자들 "일본 드라마, 혼돈의 상황"…SLL 대표 "시너지 낼 것"

입력 2023.10.09 13:42수정 2023.10.09 13:42
日 창작자들 "일본 드라마, 혼돈의 상황"…SLL 대표 "시너지 낼 것" [BIFF]
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이벤트룸에서 열린 '한·일 영상 콘텐츠 제작 환경 비교 및 성장 전망'을 주제로 한 세션에 정경문 SLL중앙 대표, 카네코 아리사 작가, 코우 아키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 뉴스1 고승아 기자


(부산=뉴스1) 고승아 기자 = 제작사 SLL 정경문 대표가 일본 드라마 제작과 관련한 방향성을 소개했다.

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이벤트룸에서 열린 '한·일 영상 콘텐츠 제작 환경 비교 및 성장 전망'을 주제로 한 세션에 정경문 SLL중앙 대표, 카네코 아리사 작가, 코우 아키 프로듀서가 참석했다.

일본과의 콘텐츠 제작을 계획 중인 정경문 대표는 이날 "저희가 지금 이번에 창작자들과 같이 하고 싶은 건 일본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라며 "일본 창작자들과 일본 드라마를 만들어서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고 싶은 게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미타라이가, 불타다' 등을 집필한 아리사 작가는 이날 "일본은 마켓이 좁기 때문에 좀 다양한 것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지금 로맨틱 코미디를 집필하고 있는데 글로벌 시장의 경계선이 없어지고 있지 않나, 그렇기에 더 재밌고, 보다 더 일본만이 할 수 잇는 걸 지향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아리사 작가는 "현재 일본에서는 일본 드라마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정말 늘었다"라며 "일본 드라마의 현재 상황만 보면, 물론 뛰어난 드라마도 많이 있지만 지금 너무 많이 양산되고 있는 상태라 지금 혼돈의 상황이고 그 안에서 도태되고 있다"라고 상황을 밝혔다.

이어 "이 가운데 보다 더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재밌는 작업을, SLL과 협업을 통해 다른 결도 있다는 것을 통감하고 있다"며 "그것은 일본의 앞으로 크리에이터들에게 열려야 하는 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당연한 항로로서 일본드라마, 아시아 드라마가 경계가 없어지고 함께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제작회사 AX-ON 프로듀서 코우 아키는 최근 '오늘부터 우리는!!' 실사 드라마 및 영화를 기획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아키 프로듀서는 "일본은 지금까지 지상파 방송 틀을 메워가는 제작 환경이라, 마음 속에서 계속 남는 콘텐츠를 만들지 못하고 소비물을 만드는 측면이 있었다"라며 "그래서 앞으로 '마음에 남을 콘텐츠'라는 차원에서 봤을 때 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 지금 현재로서는 한국 시장이 훨씬 더 넓고 일본은 과도기적인 상황인 만큼 어떻게 하면 일본에 머물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지 배우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10여년 전에도 한일 공동제작은 있었는데 그땐 기획성, 단발성 프로젝트에 그쳤다, 지금 저희가 추구하는 건 K드라마의 두 번째 성장을 위해서 잡는 것이라 다르다고 생각한다"라며 "K드라마는 최근 10년 사이에 급속도로 성장했고 글로벌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원 히트 원더'가 아니라 '오징어게임'도 그렇고 '무빙'까지, 그런데 라이센스 판매 영역을 넓히는 게 중요한데 이것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는 주요 창작 기지가 될 수 있는 곳에서 로컬화된 콘텐츠를 만들어서 글로벌에 환영받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목표고, 첫 번째가 일본이다"라며 "일본은 애니메이션과 망가(만화)에서는 톱 수준인데, 드라마는 지금 거의 내수 시장에서만 그치고 있는 상황이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그 크리에이티브를 활용해서 보다 글로벌에서 환영받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 대표는 "회당 제작비를 한국과 비교했을 때 일본은 절반 이하, 많을 경우 10분의 1 수준의 제작비다"라며 "물론 많은 제작비를 투자한다고 좋은 작품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표현하고 싶은 걸 다 표현할 때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 최소한 조금이라도 더 좋아지지 않겠나. 지금보다 더 좋은 퀄리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거고, 한국의 다양한 프로듀서 역량과 시너지를 낸다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정 대표는 "지금 일본 시장을 주로 설명했지만 SLL은 글로벌 스튜디오가 되는 게 저희 방향이다"라며 "미국 제작사 wiip을 통해서 영어권 콘텐츠는 시도하고 있고 이미 성과가 나오고 있다, 그 다음이 일본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연히 영어와 스페인어, 사용 인구 수가 제일 많은 곳은 최우선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다음에 일본을 생각하는 거다. 그렇다고 우선순위로 순위가 매겨지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키 프로듀서는 "SLL이 내걸고 있는 '우리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회사'라는 것에 공감했다"라며 "한국에서는 한국 문화와 스토리의 힘, 이것을 잘 매칭해 성공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근데 일본은 이게 분리돼 있어서 엔터테인먼트(재미)는 좋은데 얄팍하거나 작품은 좋은데 수수한 상황이다, 다함께 할 수 있는 작품을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하고, SLL과 함께 하면서 과제가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서로 '윈윈'하는 관계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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