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에서 40여년간 헌신 봉사한 마가렛 피사렉 수녀가 2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의 한 병원에서 급성 심장마비로 선종했다고 천주교 광주대교구가 30일 밝혔다. 향년 88세.
마가렛 수녀 간호사는 동료인 마리안느 스퇴거(89)와 함께 한센병 환자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다 지난 2005년 조국 오스트리아로 조용히 귀국해 큰 울림을 줬던 ‘소록도 천사’ 중 한 명이다. 두 사람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마리안느와 마가렛'(감독 윤세영)이 지난 2017년 제작, 개봉돼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폴란드 태생의 오스트리아 국적자인 고인은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졸업한 뒤 구호단체 다미안재단을 통해 지난 1962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 파견됐다. 그는 공식 파견 기간이 끝난 후에도 아무 연고도 없는 소록도에 마리안느 수녀와 함께 남아 자원봉사자 신분으로 한센인을 돌봤다.
이후 건강이 악화하자 지난 2005년 11월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다"는 편지를 남기고 조용히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다.
마가렛 수녀는 귀국 후 요양원에서 지내다가 4∼5년 전부터 단기 치매 증상을 겪기 시작했으나 소록도에서의 삶과 사람들은 또렷하게 기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최근 낙상 사고를 당해 대퇴부 골절 수술을 받던 중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큰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