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박사' 김성식 감독 "봉준호 감독님은 엄마, 박찬욱 감독님은 아빠" ①

입력 2023.09.26 12:51수정 2023.09.26 12:51
'천박사' 김성식 감독 "봉준호 감독님은 엄마, 박찬욱 감독님은 아빠" [N인터뷰]①
김성식 감독/외유내강 제공


'천박사' 김성식 감독 "봉준호 감독님은 엄마, 박찬욱 감독님은 아빠" [N인터뷰]①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포스터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봉준호, 박찬욱, 장준환, 연상호 등 유명 감독들의 조감독 출신인 김성식 감독이 선배이자 스승인 감독들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표현했다. 특히 그는 봉준호 감독을 엄마, 박찬욱 감독을 아빠라고 표현하며 두 감독과의 끈끈한 관계를 드러냈다.

김성식 감독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관련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기생충' '헤어질 결심'의 조감독 출신인 것에 대해 묻자 "인터뷰 때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다"면서 처음 영화계에 입문한 계기를 밝혔다.

애니메이션 전공자인 김성식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관객과의 대화에 혼자 쓴 '설국열차' 시나리오를 가져가면서 봉 감독과 인연을 맺게 됐다. 봉 감독이 영화화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자신도 좋아했던 만화 원작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써서 일면식이 없었던 감독에게 한 번 봐달라며 가져갔던 것.

김 감독은 "감독님에게 시나리오를 드렸다, 한 번 봐달라고 드렸는데 감독님이 '왜 이런 걸 저한테 갖다주세요' 하시더라, 창작물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고 진심어린 조언도 해주셨었다"며 "'설국열차' 들어갈 때 조감독에게 연락이 와서 연출부를 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를 들었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영어를 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는데 제가 영어는 못 한다고 했더니 다음 기회에 하자고 했었다, 그러다가 연출부 생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봉준호 감독과는 이후 영화 '해무'의 연출부를 하면서 재회했다. 당시 봉 감독은 김성식 감독이 썼던 '설국열차'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고. 봉 감독과의 이런 인연 덕분에 연출부 생활을 계속 이어왔던 김성식 감독은 '기생충'과 '헤어질 결심'의 조감독까지 할 수 있었다.

김성식 감독은 "(그렇게 봉준호 감독을 찾아간 것이) 12년 전이다, 2년 뒤에 연출부를 하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죄송하다, 생판 모르는 사람이 '감독님 이거 좀 봐주세요' 하고 찾아간 거다, 그러면 안 되는데 귀엽게 봐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봉준호, 박찬욱 감독의 자신들의 조감독 출신인 김성식 감독의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각색한 시나리오를 보고 꼼꼼하게 모니터링을 해줬었다고.

김성식 감독은 "봉준호 감독님이 초기에 '유재선 감독의 시나리오가 죽인다, 너도 잘해야 한다'며 경쟁 의식을 심어 주시더라, 두 분이 공통적으로 얘기하신 것은 유머의 정제였다, 남발하지 말고 필요한 만큼, 악인의 표현이 악인이 (누군가를)해하고 하는 것보다 주위 상황과 분위기로 만들어주는 이야기였다, 진심어린 얘기를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두 분 다 이 영화의 취향이 아닌데 고민을 많이 해주셨다, 공통적으로 말해시주신 게 내 취향이 아닌데 어떡하느냐 였는데, 그래도 봐주세요 했었다"고 덧붙였다.

'데뷔 동기'처럼 느껴진다는 '잠'의 유재선 감독과는 개봉을 앞두고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유재선 감독은 '봉준호 키드'라는 수식어를 달고 데뷔한 상황. 김성식 감독에게 봉준호, 박찬욱 중 누구의 '키드'로 여겨지고 싶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김 감독은 "제가 여쭤보고 싶다, 어떻게 해야할지, 엄마는 봉 감독님, 아빠는 박 감독님이다, 다른 감독님도 계셔서 서운해 하실텐데 걱정이 된다, 장준환 감독님과 연상호 감독님도 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대대로 마을을 지켜 온 당주집 장손이지만 정작 귀신은 믿지 않은 가짜 퇴마사 천박사가 귀신을 보는 의뢰인 유경(이솜 분)으로부터 거액의 수임료와 함께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과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의 조감독 출신인 김성식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데뷔했다.

한편 '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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