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의 호소 "20년 뒤면 그 사람이..."

입력 2023.09.22 06:36수정 2023.09.22 09:59
대법, 가해 남성 '징역 20년형' 원심 확정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의 호소 "20년 뒤면 그 사람이..."
'부산 돌려차기' 가해자 징역 20년…피해자 "엄중 처벌 마땅"(종합)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 피해자를 쫓아온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무차별 폭행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을 확정받은 가운데,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가해자의 출소 이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삶이 슬프다”고 말했다.

1심서 징역 12년 선고.. 항소심서 강간살인 미수 혐의 추가해 20년형

21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등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항소심 형량에 대해서는 “징역 20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5월22일 오전 5시께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피해자를 10여분간 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당초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으나, 검찰은 항소심 과정에서 사건 당시 피해자 청바지에서 A씨의 DNA를 검출하는 등 추가 증거를 찾아내 강간살인 미수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해당 사건의 피해자 B씨는 “원심이 그대로 확정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대법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했다면 징역 20년보다 형이 적게 확정될 수도 있어 대법원 선고가 날 때까지 계속 불안했다”고 밝혔다.

20년 후 평생 두려움으로 살아야 하는 피해자

B씨는 “범죄 가해자는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살아야지 생각하겠지만, 범죄 피해자는 20년 뒤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평생 고민하며 살아가야 한다”며 “굉장히 슬프다”고 말했다.

B씨는 이 사건 이후에도 신상공개 제도 개선과 피해자 상고권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매진하겠다며 “초기수사 부실 대응이나 피해자들의 정보 열람 제한 등에 대해 지속해 문제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 남언호 변호사는 “상고 기각한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피고인은 마지막까지도 자신의 중범죄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50세의 나이로 출소하게 되면 재범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또 “이번 사건은 신림동 강간 살인 사건 같은 모방 사건도 낳았는데, 이는 살인이 또 다른 살인을 낳는 잔혹한 현실"이라며 "강력 범죄에 대해서는 반성문 제출, 우발적 범행으로 인한 감형 요소가 아닌 가중 요소를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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