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학교 내 점심 도시락으로 김밥을 준비해온 한 동양 여아의 영상이 1세대 이민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김밥에 대해 똑 부러지게 설명하는 모습이 기특한 한편 과거 놀림받던 자신들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져 놀랍기 때문이다. 이들은 조금씩 변하는 세계의 모습에 감동을 느낀다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뉴욕의 초등학교 교실서 '점심 도시락' 소개
미 뉴욕시는 새 학기를 맞이해 지난 5일부터 각기 다른 초등학생들의 점심 도시락을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도미니카 공화국 어린이부터 인도, 한국 등 다양한 민족 및 인종이 즐겨 먹는 도시락이 언급됐는데, 이 중에서 한인으로 보이는 초등학교 3학년생 에이버리의 영상이 화제가 됐다.
영상 속 에이버리는 밥과 호일, 김 등을 소개한 뒤 한국 음식 '김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Kim)'은 해조류 '김(seaweed)', '밥(bap)'은 '밥(rice)'라는 설명을 잊지 않았다.
에이버리는 호일 위에 김을 놓은 뒤 그 위에 밥을 얹었고 돌돌 말아 김밥을 완성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김밥보다는 충무김밥 형태의 김밥과 유사했지만, 누리꾼들은 해외에서 직접 만들고 소개하는 에이버리의 모습에 기특하다는 반응이다.
뉴욕시 역시 영상 하단 문구를 통해 "아이들은 친구의 도시락을 보고 더 많은 세계를 배운다"라며 에이버리 등 다양한 어린이들의 행동이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어렸을 때 김밥 싸가면 놀림받았다" 경험담 풀며 감동댓글
해당 게시물은 15일 오전 7시 기준 좋아요 19만개를 넘고, 댓글 수가 2000개 가까이 달하는 등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이 가운데 일찍이 이민을 왔다고 밝힌 몇몇 한인들은 자신들이 겪은 경험담을 푸는 한편, 조금씩 변화되는 사회에 대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동양인 여성은 "동영상 보면서 눈물이 났다. 난 1세대 이민자로서 동양성을 숨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한 번은 어머니가 만든 음식을 거절하고 샌드위치를 애원했는데, 이 소녀는 직접 자국 음식을 갖고 학교에 갈 수 있다는 것이 너무 놀랍다"라고 말했다.
다른 한인들 역시 "옛날에 학교에서 '검은 것(김)'을 먹으며 놀림받았었다. 정말 놀랍다", "어릴 때 김밥으로 놀림받던 내 과거를 에이버리가 치유해 줬다", "부끄러워하지 않고 소개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몇몇 국내 누리꾼들은 에이버리가 만든 김밥을 보고서 재료가 부족하다며 아이 영양소를 위해서 좀 더 다양한 재료를 챙겼으면 하는 바람을 남기기도 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