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돈 내”... 하다하다 입장료 걷는 ‘이 도시’

입력 2023.09.14 09:23수정 2023.09.14 10:21
“당일치기? 돈 내”... 하다하다 입장료 걷는 ‘이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내년부터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수상도시 베네치아를 당일치기로 방문하기 위해서는 입장료로 5유로(약 7천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의 1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베네치아 시의회는 이날 입장료 징수 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제도는 내년 봄과 여름의 주요 공휴일을 전후로 시범적으로 도입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치아시는 해당 제도를 통해 관광객들이 한산한 평일에 방문하도록 유도해 관광객 분산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겨울철 비수기에는 입장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또 이번 입장료 부과 조치는 관광객 과밀 현상만 초래할 뿐 지역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당일치기 관광객을 대상으로 했다. 베네치아에서 숙박하는 관광객은 별도의 QR 코드를 받아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주 주민과 14세 미만 방문객도 무료다. 학업이나 업무상 이유로 방문하는 경우도 입장료가 면제된다.

베네치아시 경찰과 공인 검사원은 무작위로 사람들을 검사해 해당 QR 코드가 없을 경우 50유로(약 7만원)에서 300유로(약 42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베네치아 거주자는 QR 코드가 필요하지 않고 거주증만 있으면 된다.

한편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베네치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해제 이후 이른바 ‘보복 관광’의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베네치아를 방문한 관광객은 500만명에 달한다. 이 때문에 집값과 생활 물가가 치솟으면서 원주민들은 점차 베네치아를 떠나고 있다.

베네치아 역사지구 내 인구는 1961년 13만명 이상이었으나 지난해 8월 5만명 미만으로 줄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관광 세트장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시모네 벤투리니 베네치아 시의원은 “베네치아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권리와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 사이의 새로운 균형을 찾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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