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주요 은행 직원 한명당 벌어들인 돈이 올해 상반기(1~6월)에만 평균 1억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기록으로, 고금리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이자이익으로만 20조원이 넘는 이익을 얻은 결과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러한 수치가 '일회성 성격'이 짙다는 설명으로, 하반기부터는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5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발간한 상반기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1인당 충당금적립전이익(충전이익)은 평균 1억8440만원으로 전년 동기 1억4720만원 대비 25.2%(3720만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충전이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 등 비용을 뺀 뒤 대손충당금을 쌓기 전 금액을 말한다. 부동산과 지분 매각,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요인이 빠져 은행의 순수 영업력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충전이익을 전체 직원수로 나눠 은행원 한 사람의 영업력(생산성)을 나타낸 수치가 1인당 충전이익이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의 직원 1인당 충전이익이 2억1900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2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하나은행은 3억6000만원을 기록해 1인당 생산성 최고 은행으로 자리했었다. 이 같은 추세를 유지하면 1위 자리 수성에 더해 처음으로 4억원을 넘어설 수 있을 전망이다.
이어 농협은행이 1억8800만원(농업지원사업비 부담전 기준)을 기록했으며 KB국민은행 1억7900만원, 신한은행 1억7700만원, 우리은행 1억5900만원 순이다. 모든 은행의 1인당 생산성이 전년 동기보다 개선됐다.
5대 은행의 1인당 생산성이 크게 뛰어오른 것은 충전이익이 높게 상승한 데 반해 직원수는 감소한 영향이다.
은행별 상반기 충전이익을 보면 KB국민은행이 1년전 대비 6850억원 개선된 3조224억원을 달성했으며 하나은행 2조6976억원, 농협은행 2조4912억원, 신한은행 2조4141억원, 우리은행 2조1824억원을 기록하는 등 모두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이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5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에 거둔 이자이익만 20조4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성장했다.
다만 이자이익 급증은 시장금리 변동 영향이 조달금리보다 대출금리에 더 빠르게 반영되는 대출 자산 리프라이싱(Repricing) 효과 때문이라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은행들의 영업 효율화 정책도 이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별 예대자산 듀레이션(자금이 회수되는 평균 만기)이 달라 차이는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순이자마진(NIM)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에만 기준금리가 2%포인트 뛰는 등 높은 이자이익에는 코로나19 이후 금리가 급변했던 일회성 요인이 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