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나영석 PD는 한국 예능을 대표하는 '스타 예능 연출가'다. KBS 소속으로 선보인 예능 '1박2일'이 전세대를 아우르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사랑받으며 그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CJ ENM으로 이적해 만든 '꽃보다 할배'는 여행 리얼리티 붐을 일게했고, '삼시세끼' '신서유기' '강식당' 등은 대중적으로 호감도 높은 스타들을 섭외해 게임 및 요리 등의 구성을 접목해 성공을 거뒀다.
나 PD는 자신이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화면 안으로 들어가 스타들의 매력을 끄집어내는 연출가이기도 하다. 리얼리티 예능에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고, 출연자들과 대결 구도를 통해 재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는 기존의 예능 프로듀서들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예능이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이 다수 출연하는 그의 프로그램에는 매우 효과적인 진행 방식이란 평가다.
나 PD 프로그램의 흥행 기록 및 출연자들이 얻어가는 인기와 또 다른 기회는 그의 이름값을 다시 높였다. 이에 나 PD가 선보이는 예능은 대부분 대중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는 것은 물론 내로라하는 스타들도 출연하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으로 꼽혀 왔다. 윤여정 이서진 신구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 그리고 방탄소년단 뷔 등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것도 나 PD의 예능이기에 가능했다. 이들이 출연한 '윤식당' 시리즈는 여행에 대한 대리만족 욕구를 만족시켜 주는가 하면 스타들의 새로운 면모를 부각했고, '윤스테이'과 '서진이네' 역시 나 PD 표 예능을 대표하는 시리즈로 자리잡았다.
유튜브 '출장 십오야' 채널에서는 TV 예능 프로그램보다 더 가벼운 유연성을 무기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최근에는 '출장 십오야'에서 단연 가장 큰 화제성을 자랑하는 콘텐츠는, 지난 6월부터 공개되고 있는 '나불나불'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나 PD가 전면에 나선 토크쇼다. 나 PD와 특별한 인연을 가진 스타들이 줄줄이 '나불나불'을 찾고 있다. 나 PD와 '1박2일'을 시작으로 '꽃보다 할배' '윤식당' '삼시세끼' '서진이네'를 함께 하며 '예능 콤비'로 불리는 이서진, '삼시세끼'를 함께 한 차승원 염정아 유해진 '윤식당' 시리즈에 출연한 정유미 등이 '나불나불'에 등장했다. 또 나 PD가 고마운 사람들에게 보답하는 '보은의 신' 콘텐츠에는 '윤식당'에 나왔던 박서준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단 '윈윈'이다. 제작진은 예능에 쉽게 출연하지 않는 스타들의 등장 속에 조회수를 높였다. 이서진 에피소드는 500만 뷰를 넘었고, 유해진 편도 3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각각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 홍보가 필요한 시점에 출연한 스타들은 홍보효과를 얻었다. 이들은 비교적 홍보에 관대한 유튜브 콘텐츠 속에서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또 한 번 인기와 화제성을 얻고 있다.
'나불나불'은 그간 나 PD 사단이 선보인 프로그램들과는 다른 결이다. 시즌제 예능을 시도하면서 '비슷하다'라는 지적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뚜렷한 소재와 구성을 가지고 있던 지난 프로그램과 달리, 연출자와 출연자의 친분이 가장 큰 구성 요소이기 때문이다.
물론 검증된 케미스트리 속에서 스타들의 더욱 깊은 이야기를 볼 수 있다는 시청자들의 호평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나 PD 표 예능의 꼬리표처럼 따라다닌 '기시감'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나불나불'로 더 뚜렷해진 일명 '나영석 라인' 출연자와 앞으로의 협업이 더 식상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분명 있다.
다양한 반응 속에서 이어지고 있는 '나불나불'이 친분마저도 콘텐츠로 만든 나 PD 사단의 성공작이 될 지, '나영석 라인'을 더욱 공고히 하는 '끼리끼리' 예능의 예시가 될지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