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 강북구의 한 빌라에서 40대 남녀가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사망한 여성이 발견 17시간 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이 파악됐다. 여성의 첫 신고 30여분 뒤 여성의 가족들도 그의 거주지를 알렸지만, 경찰은 정확한 소재 파악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신고 접수 직후 현장 인근에서 담배를 피우다 떠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다.
여성 숨진 빌라 인근 40m까지 간 경찰
경찰은 지난달 28일 오전 3시 39분경 A씨(40대·여) 휴대전화로 걸려온 112 신고를 받고 그의 소재를 추적했다. 경찰은 A씨의 첫 신고 직후 9분만에 마지막으로 확인된 통신 기지국 인근에 도착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 중 1명은 순찰차 밖에서 나오지 않다가, 4분 뒤 운전석에서 내려 담배를 피웠다. 뒤따라 나온 경찰도 스트레칭을 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현장 도착 14분 만에 이곳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이 머문 곳은 사망사건이 발생한 다세대 주택과 불과 40여m밖에 차이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조차 정확한 주소 몰라 엉뚱한 곳 순찰
당시 경찰은 A씨에 대한 소재 파악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최초 신고 당시 전화에서 작은 목소리로 "왜"라고만 할뿐 신고 내용과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A씨의 신고 이후 30여분 뒤 A씨의 가족이 그의 거주지를 설명했지만, 추적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의 112 신고를 접수하고 대응 단계 중 2번째로 높은 '코드1(우선 출동)'을 부여한 뒤, 같은 날 오전 3시 48분경 통신수사를 요청해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통신사상 주소지를 확인했지만 모두 A씨의 거주지가 아니었다.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친 언니가 거주하고 있었고, 통신사상 주소지는 A씨 모친과 남동생이 살고 있었다. 이들 모두 경찰에 A씨의 정확한 거주지를 모른다고 했으나, A씨 친언니는 오전 4시 14분경 "수유시장 부근 원룸에 거주한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순찰차를 통해 수유시장 일대를 수색하고, 같은 날 오전 5시경 사건을 지구대 내 다른 팀으로 인수인계했다. 사건을 건네받은 경찰은 이후 A씨에게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A씨의 휴대전화는 이미 꺼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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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A씨는 최초 신고 약 17시간 만에 A씨의 가족에 의해 같은 날 오후 8시 55분경 40대 남성과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1초 정도의 짧은 신고 내용을 가지고 새벽 시간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으로 출동해 대응 여력에 한계가 많았다"라고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