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남편의 형제애가 각별해 아주버님이 신혼집에 자주 찾아와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다고 괴로움을 호소한 아내의 사연이 전해졌다. 심지어 신혼여행도 아주버님과 함께했다며 이혼을 결심했다는 하소연이다.
부모님처럼 키워준 형.. 결혼도 못해 안쓰럽게 생각한 남편
29일 YTN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남편과 3년 연애 끝에 결혼한 9개월 차 신혼부부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아주버님은 남편보다 15살 많고, 일찍 돌아가신 부모님을 대신해서 남편을 아들처럼 키웠다고 한다"며 "남편 역시 형을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며 자라서 형제의 사이가 아주 각별하다"고 운을 뗐다. A씨는 "특히 남편이 가장 역할을 하느라 결혼적령기를 놓친 아주버님을 안쓰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A씨는 연애시절엔 두 사람이 그저 우애 깊은 형제인 줄 알았으나 A씨 부부가 3박4일 제주도로 신혼여행 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A씨는 "(신혼여행) 이틀째 되던 날 갑자기 아주버님이 제주도 출장 중이라며 만남을 제안했다"며 "결국 그날 남편과 아주버님은 밤새도록 술을 마셨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날 결국 남편이 만취한 아주버님을 함께 숙소에 재우자고 해서 신혼 첫날밤을 저와 남편, 아주버님까지 셋이 보내게 됐다"고 토로했다.
집 비밀번호까지 알려줘.. 주말이면 불쑥 찾아와 술먹고 게임
A씨는 신혼여행 이후에도 아주버님이 A씨 부부 사이에 자주 끼어들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남편이 저와 상의 없이 아주버님에게 신혼집 아파트 비밀번호를 알려준 뒤로 주말은 물론이고 평일에도 불쑥불쑥 찾아와 밤늦게까지 함께 술 마시고 게임했다"면서 "참다못해 남편에게 비밀번호를 바꾸자고 말하자 남편은 '시아버지였다고 해도 그렇게 말할 거냐'고 버럭 화를 내더니 짐 싸 들고 가출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브라더 콤플렉스인 남편과 더 이상 같이 못 살겠다"며 "시부모님이 아닌 아주버님 때문에 이혼하는 게 가능하냐"고 물었다. 이어 "아직 남편에게 말은 안 했지만 배 속에 아기가 있다. 임신 초기이지만 이혼한 뒤에는 아기 양육권이 저에게 있는 건지, 남편에게 양육비는 받을 수 있는 건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아내의 하소연에 화내며 집나간 남편.. "이혼 사유죠"
해당 사연을 접한 이경하 변호사는 "아주버님이 부부 생활에 심각하게 개입하고 사생활을 침해한 사실 자체만으로는 이혼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면서도 "남편이 아주버님의 부부 생활에 과도한 관여나 사생활 침해를 중재하려 하지 않았고, 아주버님의 몰상식한 행동을 부추기고 혼인 관계를 파탄 상태에 이르게 만들었기 때문에 배우자로 인한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A씨의 제안에) 일방적으로 화를 내고 가출한 남편은 부부로서의 동거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면서도 "대화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가출했다는 걸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준비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변호사는 양육권 문제에 대해 "양육권은 무리 없이 A씨에게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양육비도 당연히 받을 수 있고, 받아야 한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부터의 시점을 기준으로 해서 상대방에게 장래 양육비를 청구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 변호사는 "아주머님에게도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다"며 "제3자(아주버님)에게도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면 그러한 책임이 있는 제3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