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하고도 무죄 받은 남성, 무슨 이유?

입력 2023.08.27 08:05수정 2023.08.27 10:48
음주운전하고도 무죄 받은 남성, 무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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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뉴스1) 김기열 기자 = 술을 마셨지만 교통 흐름과 사고 예방을 위해 10여m 정도 차를 옮긴 것은 음주운전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심현욱 부장판사)는 공무집행방해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8월 울산 남구의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220%의 만취 상태로 약 10m 정도 자신의 차를 운전하고,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모임에서 술을 마신 A씨는 여자친구인 B씨가 대신 운전하는 자신의 차를 타고 가던 중 B씨가 말다툼을 벌이다 우회전하기 직전의 도로 모퉁이에 차를 세운 뒤 운전을 거부했다.

자신의 차로 인해 차량 정체가 발생하고, 뒤의 차에서 차를 빼달라는 경적 소리가 들리자 A씨는 10m 거리를 운전해 차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음주운전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적발된 뒤 음주측정까지 거부하다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A씨의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긴급피난에 해당해 무죄라고 판단, 경찰의 음주측정 요구를 거부한 공무집행방해죄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해당 도로가 차량 1대가 겨우 지나갈 좁은 도로이고, 후방에서 비켜줄 것을 요구하며 경적을 여러 차례 울린 점 등을 종합하면 대리운전 기사가 올 때까지 기다리기 어려웠다"며 "피고인가 만취상태이기는 했지만 차량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만 이동한 뒤 더 이상 운전하지 않은 데다 교통사고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이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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