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박희곤 감독이 '명당'(2018)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인사동 스캔들' '퍼펙트 게임' 등을 연출한 박 감독의 이번 영화 '타겟'은 중고거래로 범죄의 표적이 된 수현의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서스펜스를 담은 스릴러 영화로, 실화 소재를 기반으로 한다. 박 감독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JTBC '뉴스룸'에서 다룬 중고거래 앱을 통한 범죄 사건을 보고 시나리오를 작업했다고.
영화는 평범한 직장인 수현(신혜선 분)이 이사 후 세탁기를 중고거래로 구매하지만, 고장 난 세탁기를 받고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에서 시작한다. 수현은 잠적한 판매자를 집요하게 찾아내 그의 게시글마다 사기꾼이라는 댓글을 남긴다. 그러나 사기꾼은 수현의 정보를 알아내 그를 괴롭히고, 주형사(김성균 분)와 중고거래 판매자의 집을 찾아간 수현은 그곳에서 시체를 발견하고 충격에 빠진다. 이처럼 영화는 중고거래라는 일상적인 소재를 토대로 현실감 넘치는 스릴러를 선사한다. 극을 이끌어 나가는 신혜선의 열연도 돋보인다.
박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타겟' 개봉을 앞두고 뉴스1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5년 만에 신작이다. 최근 진행한 시사회를 마친 소감은.
▶이전과는 다른 감정이 섞였다. 코로나 때 한국 영화가 어려워지기 시작하고, 여러 가지 환경도 바뀌다 보니 감독님들과 제작자분들이 노력하는 거에 비해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더라. 그런 와중에 개봉을 하다 보니까, 큰 영향은 아니더라도 이 영화가 상승세를 위한 계단 정도는 되어야 할 텐데 생각이 든다. 내려가는 계단이 되어서는 안 될 텐데 하는 생각이다. 개봉이 반갑기도 하지만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폐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중고거래를 통한 범죄물인데,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나.
▶범죄물에 초점을 맞췄다. '그것이 알고 싶다'와 '뉴스룸'을 보고, 실제 사례들을 찾아 보니 이미 이전부터 이와 관련된 사건들이 많이 있었더라. 최근 7~8년 동안의 이야기들이 쌓여있었다. 이걸 왜 아무도 영화로 안 만들었지 싶었다. 우리나라는 보통 직접 대면해서 거래를 하지 않나. 그래서 이 범죄자들은 잘 악용한 거고, 중고거래가 아니더라도 또 다른 방법이 있었으면 그걸 악용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 범죄자들은 자기 범죄에 자가당착하는 모습을 보이더라. 자기들은 사기를 당할 수 없다는, '네가 감히 날 건드려'라는 태도였다. 그런 포인트를 보고 작업을 했다. 그리고 우리한테 친숙한 중고거래라는 소재를 빌려서 범죄자들의 범죄 행위와 피해자의 대응, 피해자의 마음을 얘기하고 싶었다.
-이번 영화를 위해 직접 중고거래도 해봤나.
▶작품을 준비할 때는 눈으로 보기만 하고, 연출을 하기 위해선 실제로 현장을 봐야 하니까 중고거래를 해봤다. 한 번은 중고거래를 하는데 특이한 게 구매자가 '우린 정이라는 게 있잖아요?'라고 하더라. 처음 보는 사람한테 그런 말을 하는 게 쇼크로 다가왔다. 이런 부분을 이용해서 범인이 이용하겠구나 싶더라. 그리고 상대방이 예측이 안 되지 않나. 여성이 나올 줄 알았는데, 남성이 오거나, 학생일 줄 알았는데 성인이 나오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뭔가를 놓치고 살아가고 있구나 싶었고, 직접 중고거래를 하면서 그 부분을 확인하게 됐다.
-영화를 통해 경각심을 심어주려는 의도도 있었나.
▶그 의도가 없진 않았지만 직접적으로 영화에 넣고 싶진 않았다. 감독이 개입하지 않는 게 낫겠더라. 따로 내가 해석하는 것보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이 이거라는 것을 전달하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다. 근데 시나리오를 작업하던 중 중고거래 마니아인 지인에게 보여줬더니 깜짝 놀라더라. 지인이 중고거래를 많이 하다 보니 혼자 사는 데도 아무 생각 없이 집에 와서 물건을 직접 보여주고 팔았다고 얘기했는데 이게 우리 영화의 첫 신이 됐다. 지인이 시나리오를 보고 며칠간 잠을 못 잤다고 하더라.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