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등산로에서 30대 남성 최모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숨진 가운데, 피해자 A씨는 아이들을 아끼던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출근길에 비극적인 일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사건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당시 머리를 심하게 다치고, 심정지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된 탓에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았다. 결국, 병원에 머물던 3일 내내 의식을 찾지 못했고 이날 숨을 거뒀다.
19일 서울경제에 따르면 A씨는 인근 초등학교에서 교직원 연수를 받기 위해 출근하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해당 학교는 당시 방학이었지만 A씨는 학교장 지시로 교직원 연수를 직접 기획·참여하는 업무를 맡았다.
A씨와 마지막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던 B씨는 “경찰은 ‘피해자가 방학 중 운동을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학교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방학에도 출근을 하다가 봉변을 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근도 항상 남들보다 한두시간 일찍 했다는 A씨는 사건 당일에도 집에서 일찍 출발했다. 이날 A씨는 이전에 근무하던 학교 지인들을 잠시 만난 후 출근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더욱 서둘러 집을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평소 늘 지나가던 길에서 피의자 최모씨를 맞닥뜨렸다.
B씨는 “A씨는 평소 남한테 싫은 소리도 못하고, 거절도 못하던 성격이었다”면서 “방학에도 쉬지 못하고 일을 나가다가 사고를 당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피해자 친오빠 C씨는 언론에 “동생이 살던 곳은 앞서 벌어졌던 흉기난동 사건 장소와 멀지 않은 곳이었다”면서 “지난주에 함께 밥을 먹으며 조심하라고 했었는데 결국에는 또 사고가 났다”고 토로했다.
한편, 경찰은 피해자가 사망함에 따라 최씨의 혐의를 강간살인으로 변경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숨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미리 알았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검찰에 송치하기 전까지 최씨의 강간살인 혐의를 입증할 진술과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주력할 방침이다.
강간살인죄는 징역 5년 이상인 일반살인죄와 달리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더 무겁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번 주 중반쯤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어 최씨의 이름과 얼굴의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