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vs 염혜란 '마스크걸', 악하지만 안쓰러운 두 엄마 이야기

입력 2023.08.20 06:00수정 2023.08.20 06:00
고현정 vs 염혜란 '마스크걸', 악하지만 안쓰러운 두 엄마 이야기 [OTT 화제작]
'마스크걸' 포스터


고현정 vs 염혜란 '마스크걸', 악하지만 안쓰러운 두 엄마 이야기 [OTT 화제작]
'마스크걸' 스틸


고현정 vs 염혜란 '마스크걸', 악하지만 안쓰러운 두 엄마 이야기 [OTT 화제작]
'마스크걸' 스틸


고현정 vs 염혜란 '마스크걸', 악하지만 안쓰러운 두 엄마 이야기 [OTT 화제작]
'마스크걸' 스틸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드라마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마스크걸'에서 최악의 엄마가 된 고현정, 염혜란이 맞이할 결말을 무엇일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극본 및 연출 김용훈)은 지난 18일 7부작 모두 공개됐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마스크걸'은 주인공 김모미 역에 배우 이한별, 나나, 고현정 3명의 배우가 한꺼번에 나선 게 특징이다. 1~3회에서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김모미는 신인 배우 이한별이, 4~6회에서 성형수술을 한 뒤 숨어사는 김모미는 나나가, 6, 7회 자신의 죄를 자백하고 교도소 생활을 하는 김모미는 고현정이 연기했다. 세 배우는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의 특징을 입체적으로 담아내 3명의 김모미를 완성했다.

'마스크걸'에서는 어긋난 모성을 가진 두 엄마의 격한 접전이 후반부로 갈수록 주를 이룬다. 염혜란은 주오남(안재홍 분)의 엄마 김경자로 분했으며, 고현정이 연기한 '마스크걸' 속 김모미는 김미모(신예서 분)라는 딸을 둔 엄마로 존재한다. 자녀를 향한 분에 넘치는 애정은 두 사람을 폭주시켰고, 결국 비극을 초래한다.

염혜란이 소화한 김경자는 자신의 아들을 향한 과한 애정이 잘못된 모성애로 발현되는 인물이다. 사회부적응자에 이성에게도 인기가 없는 주오남을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엄마 김경자는 주오남이 '마스크걸' 김모미에게 피해를 입자 이성을 잃고 폭주한다. 아들을 통제하고, 그를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헬리콥터 맘' 김경자는 과한 애정으로 오히려 자녀를 망쳐버리는 그릇된 모성애를 극적으로 담아낸다.

'마스크걸'에서 염혜란은 김경자를 실감나게 연기했다. 염혜란은 아들에게 살갑지는 못하지만, 어긋난 애정을 가진 어머니를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염혜란은 점점 광적으로 변하는 경자의 모성을 소름 돋게, 때로은 안타깝게 연기하며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고현정이 그려낸 김모미는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이자, 이로 인해 '나쁜 엄마'가 돼버린 인물이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조차 따뜻한 애정을 받아본 적 없는 김모미는 자신의 상상이 만들어낸 인터넷 세상에서 '마스크걸'로 활동하며 애정을 갈구한다. 김모미는 자신의 아이는 무한한 애정으로 키우겠다고 결심하지만 종신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된다. 결국 김모미는 자신의 뜻과는 달리 딸 김미모에게 학창시절 내내 '살인자의 딸'이라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나쁜 엄마'가 된다.

고현정은 삶을 버린 수감자 김모미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고현정은 수감 생활 동안 삶의 의미를 잃고 퀭한 눈에 다크서클이 진한 초췌한 모미로 분해 짙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의욕없고 무표정한 모미에서 딸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엎치락 뒤치락하는 엄마 모미로 캐릭터의 두 얼굴을 강렬하게 그려냈다.

이런 최악의 엄마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복수한다. 김경자는 자신의 아들을 나락을 빠지게 한 '마스크걸' 김모미에게, 김모미는 자신의 딸 김미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김경자에게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눈다. '나쁜 엄마'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 복수하는 이야기 '마스크걸'은 두 사람이 나락으로 떨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까지 촘촘하게 선보였다.
입체적으로 그려진 인물의 감정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빌런인 이들에게 연민까지 느끼게 한다. 악하지만 안쓰러운 '나쁜 엄마' 김모미와 김경자의 치열한 전투가 결국 어떤 결말을 맞이할 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보게 된다.

안재홍이 연기한 추남 주오남, 이한별과 나나가 표현한 전혀 다른 김모미까지 각 배우들이 표현한 개성 넘치는 인물을 보는 재미 역시 드라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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