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그룹 피프티 피프티와 소속사 어트랙트, 프로듀싱을 담당한 더기버스 및 멤버들의 가족들이 상반된 주장을 펼치며 진실 공방을 이어갔다.
19일 밤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빌보드와 걸그룹-누가 날개를 꺾었나' 주제로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 전속계약 분쟁 사태를 둘러싼 진실공방과 K팝 아이돌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다뤘다.
피프티 피프티 소속사 어트랙트 측은 외부 세력이 멤버들을 빼가려고 한다고 주장을 했다. 전홍준 대표도 한 유튜브 채널 인터뷰를 통해 멤버와 부모가 가스라이팅을 당했다는 발언도 했다.
어트랙트 측 관계자는 '그알'에 "참담한 심정이다, 어느날 (멤버들이) 저희에게 내용증명을 보냈다"라면서 내용증명을 보낸 시기나 용역을 맡겼던 더기버스의 업무를 살펴보며 이상한 점이 드러났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더기버스로부터 업무를) 인계받자마자 바로 메일을 확인하기 시작했는데 계정을 다 삭제하고 이관해줬더라"면서 조사를 했더니 업무방해로 볼 내용이 있었고 광고 등 일부 키워드의 메일은 자동으로 확인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고 했다. 또 더기버스가 '큐피드'의 저작권을 몰래 사들였다고 했다.
'그알' 측은 더기버스 측과 만났다. 안성일 대표는 건강 문제로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고, 총괄이사 백모씨가 나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했다.
백 이사는 "어트랙트의 대표님은 저희에게 대부분을 일임해줬다. 연습생 선발, 트레이닝, 트레이닝 과정, 이 그룹의 스토리와 세계관 구성, 음반 기획, 음원 발매, 홍보 등 다 담당했다고 보면 된다"라며 피프티 피프티 프로듀싱의 대부분은 더기버스에서 진행했다고 했다.
또 "'큐피드'가 나오기까지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어트랙트는) 자금난에 시달렸다. 우리가 보고하는 예산이 집행이 되지 않았다"라고 했다. 어트랙트에서 말하는 80억원 투자에 대해서는 "적어도 나는 본 적이 없다, 데뷔 앨범은 10억원, '큐피드'는 12억원 정도이고 기타 진행비를 더하면 25억원 정도 될 거다"라고 했다.
멤버들의 곁에서 가스라이팅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어트랙트 소속이) 매니저들이 24시간 동행했고 모든 분들이 이런 것에 대해 더 잘알 거다"라고 했다. '큐피드' 저작권 구입과 관련해서는 적법한 절차를 따랐다는 입장도 밝혔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의 법률대리인인 유영석 변호사는 어트랙트의 정산의 문제가 있다며 "수익 금액이 적더라도 (정산표에) 표시는 되어야 한다, 정산표를 보면 멤버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계속 있는데 음원 수익은 적혀 있지도 않다"라고 했다.
또 "피프티 피프티의 음원 수익은 어트랙트가 아니라 B엔터사로 들어가고 있었다, (B엔터사가) 음반 유통사로부터 90억원의 선급금을 받았는데, 자기 소속사도 아닌 다른 회사의 채무를 위해서 피프티 피프티의 음원, 음반이 제공되고 그 수익이 상계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 어떤 설명도 없었다"라고 했다.
소속사가 말하는 피프티 피프티 투자 금액 80억원에 대해서도 멤버들의 변호사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어트랙트의 부사장은 "B엔터사 시절에 전 대표의 신뢰도를 보고 (음반 유통사에서) 선급금을 지금을 해준 거다"라는 입장이었다.
어트랙트 측은 선지급금에 대해서 직접비 30억원, 간접비 33억원, 추후에 들어온 신규 투자비 16억원을 받았다면서, 멤버들이 갚아야 하는 선지급금은 직접 비용인 30억원이지 60억원이나 80억원을 갚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유영석 변호사는 "얼마나 쓰인지는 알아야 수익이 어디에 쓰이고 있구나 알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면서 "선지급금이 소속사로 들어왔다면 확인을 할 수 있는데 (다른 회사가 받는다면) 실제 비용을 부풀리거나 수입을 낮추는 변칙적인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피프티 피프티 멤버의 가족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한 멤버의 가족은 "제 생각에 정산은 부수적이다, OO가 많이 힘들어서 그 소속사에서 한 번 뛰쳐나온 적도 있고 공황장애로 여러 번 발작이 있었고 한 번은 병원에서 실신을 해서 산소호흡기로 깨어난 적도 있다"라고 했다.
이 가족은 "소속사에 CCTV도 있었고 숙소에 감시와 통제가 너무 심하고 압력이 있었다"라며 "식사도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부모들이 음식을 갖다 주면 반찬 내다 던져서 애들이 다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리라고 하거나 모욕적인 언사도 있었다"라고도 했다. 이어 "돈이고 뭐고 가수를 안하면 안했지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고 덧붙였다.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은 '그알'에 보낸 손편지를 통해 "우리는 음악을 사랑하며 무대를 꿈꾸는 목표로 만나 진정성있게 오래 활동하고 싶었습니다,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기에 그 누구보다 간절하다, 지속적인 루머로 힘든 게 사실이지만 응원해주는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꿋꿋이 버티리라 다짐하고 있다"라고 했다.
한편 신인 걸그룹인 피프티 피프티는 올해 발표한 '큐피드'가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성공하며, 미국의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차트에서 17위에 오르는 등 신기록을 썼다.
하지만 피프티 피프티와 어트랙트는 지난 6월부터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지난 6월23일 어트랙트 측은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을 빼가려는 외부 세력이 있다고 알렸다. 같은 달 27일 어트랙트는 프로젝트의 관리 및 업무를 수행해온 더기버스가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프로젝트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업무방해 행위와 몰래 '큐피드'의 저작권을 사는 행위를 했다며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 외 3명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후 피프티 피프티 멤버 4명은 수익항목 누락 등 정산자료 충실 제공 의무 위반,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의무 위반, 연예 활동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 보유 및 지원 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6월28일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최근 법원은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이 낸 계약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판결보다 원고와 피고가 합의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 조정에 회부했다. 그 뒤 이달 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박범석)는 피프티 피프티와 어트랙트 간의 조정을 권유하는 조정 기일을 열었지만 성립 및 불성립에 대한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17일 피프티 피프티의 멤버 키나, 새나, 시오, 아란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측은 "어트랙트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전홍준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형사고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강남경찰서에 접수했다"라는 입장문을 전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