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과 관련된 수사에 외압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 9년 전 박근혜 정부시절의 '정윤회 문건' 논란과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윤회 문건에서 가장 유명한 단어로 등장했던 '십상시'(十常侍)가 용산 대통령실 등 윤석열 정부에도 있다고 주장, 파문을 예고했다.
박 의원은 1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국방부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를 어겼는지, 이를 항명으로 볼 수 있는지 등을 놓고 박 대령 측과 국방부, 여야가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9년 전인 2014년 말 이른바 십상시 내부문건 유출사건, 정윤회 문건 때와 거의 판박이 수준으로 일이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그때 민정실 내에서 이런 상황, 정황이 있고, 의심이 있고 하니 조치하고 주의해야 된다라고 올렸는데 느닷없이 국기문란 문서유출 사건으로 상황을 전환했다"며 "문고리 3인방 등 국정농단의 출발점에 있는 사람들을 정리하고 처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이걸 경고한 사람인 조응천 당시 민정비서관, 박관천 경정 등을 처벌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도 법대로,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라고 했던 수사단장을 무시무시한 집단항명죄의 수괴로 처벌하려고 하거나 인터뷰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하려고 한다"며 "그야말로 찍어내기 시도이고 입틀막 징계를 진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진행자가 "그럼 국방부 장관이 사인한 그 상황을 누군가 '아니야, 다시 이첩 보류해'라고 한다면 국방부 장관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고 보느냐"고 묻자 "대통령실 개입이 있는 것 아니냐라는 게 국민의 의혹이다"면서 "도대체 윤석열 정부가 이렇게 보호하려고 하는 윤석열 정부의 십상시는 누구냐"고 따졌다.
진행자가 "그럼 십상시는 누구라고 보느냐"고 하자 박 의원은 "그걸 밝혀내야 된다"며 "법에 따라 경찰에 이첩하면 끝나는데 이렇게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면 그야말로 국정농단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을 세웠다.
이에 진행자가 "십상시라면, 짐작가는 사람들이 좀 있냐"고 궁금해하자 박 의원은 "있으니까 드리는 말이다"며 앞으로 이 문제를 놓고 파상 공세를 펼칠 예정임을 드러냈다.
십상시는 중국 후한(後漢) 말기 어린 황제인 영제(靈帝)를 조종해 전횡을 일삼던 환관 무리를 말한다.
정윤회 문건 속 십상시는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였던 정윤회씨가 자주 만났던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1부속비서관, 안봉근 2부속비서관)과 신동철 정무비서관, 음종환 홍보수석실 행정관 등 10명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