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광주에서 또래 여학생을 성추행하고 이 모습을 촬영해 SNS에 유포한 남중생들이 되레 피해 학생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다.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피해 여학생의 아버지 A씨는 지난주 딸의 친구로부터 딸이 성추행당하는 정황이 담긴 영상을 전달받고 고소장을 접수했다.
해당 영상에는 남학생 두 명이 ”야 벗어봐“라며 옆으로 웅크린 채 누워있는 여학생의 몸을 만지는 모습이 담겼다. 사건은 친구 집에서 모여 놀던 중 일어난 일인데, 문제의 영상은 이미 SNS에도 유포된 상태였다.
A씨는 “동영상을 본 순간 정말 숨이 안 쉬어지고 머리도 하얘지더라”며 “가해 학생에게 왜 찍었냐고 물었더니 ‘그냥요’라고 했다. 그럼 이걸 왜 SNS에 올렸냐고 했더니 그 애는 참 뻔뻔하게도 ‘심심해서 그랬다’고 하더라”고 분노했다.
그런데 충격적인 일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가해 학생의 학부모가 되레 자신의 딸을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것이다.
한 학생은 범행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주동자가 아니라며 책임을 미뤘고, 또 다른 학생과 부모는 허위 사실이 유포됐다며 피해 학생을 학교 폭력으로 신고하는 등 2차 가해를 이어갔다.
A씨는 “(가해 학생 부모는) 자기 아이는 기억을 못 하는 ADHD라고 하더라. 또 현장에서는 두 가해자들의 부모가 자기 아들이 아닌 상대방 아들에게 넘겨 씌우려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며 “나중에 학교에 가서 우리 딸을 오히려 무고죄, 허위유포죄로, 학폭으로 신고했다는 말을 듣고 너무 화가 났다”고 호소했다.
현재 광주시교육청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가해 학생들에게 피해 학생에 대한 접근 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피해 학생 측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받고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