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PD "직관 시 팬들 응원에 울컥, 김성근 감독도 감동" ①

입력 2023.08.12 12:00수정 2023.08.12 12:00
'최강야구' PD "직관 시 팬들 응원에 울컥, 김성근 감독도 감동" [N인터뷰]①
장시원 PD/JTBC 제공


'최강야구' PD "직관 시 팬들 응원에 울컥, 김성근 감독도 감동" [N인터뷰]①
장시원 PD/JTBC 제공


'최강야구' PD "직관 시 팬들 응원에 울컥, 김성근 감독도 감동" [N인터뷰]①
'최강야구'/JTBC 제공


'최강야구' PD "직관 시 팬들 응원에 울컥, 김성근 감독도 감동" [N인터뷰]①
최강몬스터즈 정근우, 박용택, 김성근 감독, 이대호 ⓒ News1


'최강야구' PD "직관 시 팬들 응원에 울컥, 김성근 감독도 감동" [N인터뷰]①
'최강야구'/JTBC 제공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프로야구팀에 대적할 만한 11번째 구단을 결성한다는 포부를 갖고 전국의 야구 강팀과 대결을 펼친다. 간결하지만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지난해 론칭한 JTBC 예능 '최강야구'는 1년여 만에 '킬링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야구 경기가 없어 허전했던 월요일을 재미로 채워주며 야구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최강야구'는 각본 없는 스포츠가 만들어내는 감동과 재미, 선수들의 투지가 만들어낸 '낭만야구'를 보여주면서 야구가 낯설었던 시청자들까지 '야구팬'으로 만들었다.

오랜 야구팬인 장시원 PD는 본인이 야구를 보며 느낀 감동을 '최강야구'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그래서 '최강야구' 역시 다큐멘터리처럼 찍었고 몬스터즈 선수들에게도, 상대팀에게도 항상 '전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덕분에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담은 경기들이 펼쳐졌고, 이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지금의 '최강야구'를 만들었다. 프로그램이 꾸준히 사랑받는 건 우연이 아니었던 것. 이제 몬스터즈는 직관 경기를 할 때마다 전 좌석을 매진시킬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제작진은 팬들의 큰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 중이다. 특히 장 PD는 연출 겸 단장직을 겸임하느라 일주일 내내 쉴 새 없이 일한다. 매일 훈련장에 가서 선수단의 모습을 담고, 돌아오면 편집을 본다. 다른 연출진과 작가들 역시 바쁘다. 그러다 보니 몸과 마음이 지칠 때가 많지만, 팬들의 함성 소리를 들으면 모든 걸 잊고 에너지를 얻는다고. 장 PD는 몬스터즈 팬들의 응원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고백했다.

'최강야구'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몬스터즈 승률 7할이 깨지면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리얼한 상황은 선수단을 긴장하게 만들고 더불어 제작진에게도 엄청난 압박감으로 다가온다고. 장 PD는 '최강야구'가 승률, 시청률, 돈이라는 세 가지 숫자와 싸우고 있다며 이를 위해선 '승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끝에 뭐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강야구'와 몬스터즈의 끝에 후회는 없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근 장시원 PD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JTBC 엔터테인먼트 유튜브 채널에 매일 '최강야구' 팀의 훈련 영상이 올라온다. 단장님은 거의 매일 훈련장에 가더라. 정말 바쁘게 지내고 있는 듯한데.

▶일주일 내내 일한다. 지금도 편집을 하다 왔고, 오후에는 훈련장에 간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인기를 얻어가는 상황이라 그 기대에 맞추기 위해선 할 일이 많더라. 예전에 했던 '도시어부', '강철부대'는 정말 '쨉'도 안 된다. 육지로 나오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최강야구'가) 최고난도다. 메인 PD로서 방송을 준비하고 야구단 단장도 같이 해야 하는데 두 가지 일을 같이 하는 게 쉽지 않더라. 작가들도 진짜 바쁘다. 특히 구장을 빌리는 게 힘들다. 고척돔도 빌리기가 어렵고. 좋은 퀄리티를 내기 위해서는 좋은 구장을 찾아야 하는데, 각 구단이 경기 일정이 있다 보니 비어있는 날짜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진짜 홈구장을 하나 지어야 하는 거 아닌가.

▶짓는 걸 상상만 하고 있다.(웃음) 하지만 구장보다는 일단 경기에 집중해서 이번 시즌을 잘 넘기는 게 중요하다.

-몬스터즈가 직관 경기를 하면 그 경기장은 매진이 되고, '최강야구' 화제성도 꾸준히 높다. 이 정도 스케일의 예능이 될 거라고 예상했나.

▶처음에는 내가 야구를 좋아하니까 야구단을 만들어서 운영해 보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회를 거듭하면서) 리얼리티가 깊숙이 개입되고, 팬들이 많아지면서 점점 구단화 되더라. 내가 '단장 롤'을 넘어 실제 단장 역할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왔다.

-스포츠 예능이 재미와 리얼리티 사이 간극을 조절하는 게 쉽지는 않은데 '최강야구'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특히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태도를 갈수록 진지해지는 듯하다.

▶'최강야구'는 다큐, 예능, 드라마가 혼재된 하이브리드 콘텐츠다. 야구단을 만들고 야구를 할 거라 장르에 대해 크게 의식하진 않았다. 처음 선수들을 섭외할 때도 '야구만 잘하라'고 주문했다. 다만 이런 주문이 와닿으려면 장애물이 필요하니 '승률 7할'을 내걸었고, 그러면서 몰입이 생겼다. 다들 한평생 야구를 했던 '레전드'들 아닌가.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안타를 맞고 삼진을 당하면 다시 승부욕이 끓어오른다. 나이가 들었다고 그런 감정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그러면서 본인들의 야구에 다시 열광하는 사람들이 생기니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거다. 시청자들에게도 '진짜 야구'를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우리가 웃기기 위해, 재밌게 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하는 게 아니라 '진짜 야구'를 한다는 진심이 시청자들에게도 전해지면서 몬스터즈 팬층이 생긴 것 같다.

-'승률 7할'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정말 프로그램이 폐지되나.

▶폐지한다. 그래서 정말 압박감이 크다. 초반에는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이 흥미로운 게 중요했다. 그래야 방송이 재밌으니까. 그런데 이젠 그런 생각이 없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콜드 게임이 되면 경기 자체는 재미없을 수 있지 않나. 그래도 지금은 압도하는 경기가 재밌다. '케네디 스코어'는 필요 없다. 나 스스로 12:0을 '단장 스코어'라고 말하는데, 그렇게 압도해서 이기는 게 좋다. 경기가 지는 날에는 선수단도, 감독님도 스트레스받겠지만 나도 미칠 것 같다. 그런 날은 정말 분위기가 안 좋다. 이대호 선수가 그런 말을 하더라. 지난 시즌에 한 번 진 적이 있는데, 아무도 본인과 눈을 안 마주친다면서 '프로야구 7연패' 분위기라고. 승패가 방송과 연결돼 있다 보니 그런 듯하다. 나는 단장이다 보니 요즘엔 져도 표정관리를 하는데, 속으로는 별 생각이 다 든다. 그럴 땐 집에 가서 혼자 술을 마시면서 잊으려고 한다.

-최근 연패를 끊어내고 승리했을 때는 더 기뻤겠다.

▶물론 기쁘고 좋았지만, 이게 참 아이러니한 게 연승 중에는 연패가 생각나고, 연패를 끊고 나서는 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커서 정말 마음 편한 순간이 없다. 진짜 야구단을 운영하는 단장들에게 존경심이 들 정도다. 정신적,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렇게 힘들면 포기하고 싶을 법도 한데,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궁금하다.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우연찮게) 직관 경기를 하게 됐는데, 1만 명이 넘는 관중이 모여서 열광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번 '독립리그 올스타전'을 할 때도 지친 상황이었는데, 몬스터즈 팬들이 파도타기 응원을 해줬다. 그때 메인작가가 '당신이 만든 세계관 안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는데 어떠냐'라고 물어보는데, 어린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든 세대의 팬들이 모여서 응원하는 모습을 보니 이 일을 하는 이유를 새삼 느끼게 되면서 울컥했다. 판타지 같기도 하고. 매번 직관을 할 때마다 경기장이 축제 같고, 많은 팬들이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 감동을 받는다. 김성근 감독님도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첫 직관 경기인 베어스 전에서 팬들이 응원하는 모습을 보면서 울컥하셨다고 하시더라. 선수단도, 제작진도 직관 경기를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지쳐 있다가도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

-몬스터즈 직관 경기는 매번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다. 더 자주 할 생각은 없나.

▶직관 경기를 자주 할 수 없는 이유가 몇 개 있는데, 일단 '스포일러' 문제가 있다. 그리고 직관 경기는 일반 녹화 경기와 달리 하나의 행사다.
한 번에 1만7000여 명이 모인다는 게 정말 무서운 일인데, 우리가 진짜 야구단이 아니다 보니 이걸 제작진이 다 케어해야 한다. 그래서 평소보다 10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도 지난해에는 직관 경기가 두 번이었는데, 올해는 벌써 네 번째 직관 경기를 앞두고 있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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