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 맨몸으로 불 속 뛰어든 소방관, 무려 2명 살렸다

입력 2023.08.11 08:53수정 2023.08.11 09:14
휴일에 맨몸으로 불 속 뛰어든 소방관, 무려 2명 살렸다
마포소방서 양일곤 소방장/사진=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제공,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휴일에 맨몸으로 화재 진압에 나서 초등학생 두 명을 구한 소방관의 사연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11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9시58분께 경기 김포의 한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마포소방서 현장대응단 소속 양일곤 소방장이 화재를 초기에 진압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휴일에 맨몸으로 불 속 뛰어든 소방관, 무려 2명 살렸다
4일 오전 불이 난 경기 김포시의 한 아파트/사진-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제공,연합뉴스

이날 휴일이었던 양 소방장은 개인 용무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던 한 아파트 외부에 검은 연기가 피어나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아파트 2층의 실외기실 외부에서 검은 연기가 나고 불꽃이 튀고 있어 신속한 진화가 필요했다. 이를 본 양 소방장은 즉시 119에 신고하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현장으로 이동한 양 소방장은 해당 층에 설치된 옥내소화전을 찾아 비상벨을 울려 화재 발생을 알렸고, 현관문 앞까지 옥내소화전의 소방호스를 연결해 화재 진압을 준비했다.

양 소방장이 불이 난 세대의 현관문을 계속 두드리자 집 안에 있던 초등학생 두 명이 나왔다. 양 소방장은 이들을 대피시키고 본격적으로 진화에 나섰다. 인근 소방서 인력도 도착해 불은 오전 10시12분께 완전히 꺼졌다. 구조된 아이들은 단순 연기흡입으로 확인됐으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소방장의 사연은 지난 7일 서울시 홈페이지의 '칭찬합시다' 게시판에 올라와 화제가 됐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자신이 불이 난 아파트의 관리소장이라고 밝히며 "(양씨가) 얼굴이 새까맣게 그을린 채 소방호스 방향을 이리저리 바꾸면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수소문해 보니 마포소방서 소방관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근무가 아닌 시간에 아무 장비도 없이 본인의 안위는 돌보지 않고 맨몸으로 화재를 진압해 많은 입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준 양일곤 소방관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양 소방장은 "소방대 도착 전 옥내소화전 사용 등 올바른 초동대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아이들이 무사해서 다행이고 도움을 준 아파트 관리소 직원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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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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