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오정세 "염해상 큰 산…쌓아온 이미지와 싸움이었죠"(종합)

입력 2023.08.04 12:37수정 2023.08.04 12:37
'악귀' 오정세 "염해상 큰 산…쌓아온 이미지와 싸움이었죠"(종합) [N인터뷰]
오정세/프레인TPC 제공


'악귀' 오정세 "염해상 큰 산…쌓아온 이미지와 싸움이었죠"(종합)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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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오정세 "염해상 큰 산…쌓아온 이미지와 싸움이었죠"(종합)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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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오정세 "염해상 큰 산…쌓아온 이미지와 싸움이었죠"(종합)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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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오정세 "염해상 큰 산…쌓아온 이미지와 싸움이었죠"(종합)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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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오정세 "염해상 큰 산…쌓아온 이미지와 싸움이었죠"(종합) [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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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배우 오정세가 '악귀'를 통해 그간 쌓아온 이미지와 싸웠다. 그러면서 염해상이라는 큰 산을 넘고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 호평을 얻었다.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로의 한 카페에서 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 연출 이정림) 출연 배우 오정세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악귀' 출연 이유와 본인이 연기한 염해상에 대한 에피소드, 비하인드 스토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달 29일 종영한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다.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에 오컬트와 미스터리를 결합, 웰메이드 장르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오정세는 '악귀'에서 극 중 귀신을 보는 민속학 교수로, 오랜 시간 악귀를 쫓는 염해상 역을 맡았다. 그는 극의 중심을 잡고 염해상의 굴곡진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캐릭터에 깊이감을 더했다. 오정세 역시 호평 속에 작품을 마무리했다.

오정세는 "처음엔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염해상이란 인물을 만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라며 "처음 대본을 읽고 외로운 인물, 민속학자, 귀신을 보고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사람이어서 글로만 봤을 때는 매력 없는 사람이었다, 일상에서 이런 사람을 만난다면 고리타분한 사람일 수 있지 않을까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읽다 보니 김은희 작가님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면 해상만의 매력을 가져갈 수 있겠다는 믿음으로 해상이를 만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해서도 "김은희 작가님의 작품이었고, 또 서사가 있었다, 그 서사를 잘 모르겠지만 쫓아가보자 했다"라며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잘 쫓아가서 해상이라는 인물을 만나 내게도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이어 "해상이라는 인물을 잡았을 때 큰 서사는 작가님이 잘 써주셔서 '어떻게 표현할까'라는 고민이 있었는데, 해상이는 선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라며 "악귀를 잡으러 가야 하지만 어떻게 가야하는지 설계가 없는 친구여서 안갯 속에 있는 느낌이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버팀목이 됐던게 '난 악귀를 만나러 가야하는데 중간중간 다른 사건으로 빠지는 해상을 발견하며 '왜 저쪽으로 가야하는데'라는 궁금증이 해상을 만난 첫 지점"이라며 "해상이는 악귀를 만나러 가지만 주변을 놓치고 가는 친구는 아니다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염해상에 대해 "사건, 사고가 벌어지면 자기 생명이 위험하지만 본능적으로 누군가를 도와주는 손길,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당한 사람들을 연이 없는데도 같이 가슴 아파하는 누군가가 좋은 세상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 범주 안에 해상이란 인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중심을 잡았다"라며 "또 누군가를 기억하는 것에 대한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구나 했다, 연이 없는데 누군가를 기리고 추모하는 마음을 가진다고 위로 받을지 모르겠지만 그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해상을 만나 나도 같은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다"라고 귀띔했다.

또한 염해상의 연기 포인트에 대해 "시청자와 공감되는 지점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그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라며 "어떤 사건, 사고들을 접하면서 기리는 마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의견을 말씀드렸고, 절에 가서 기리는 장면을 넣어주시고 하는 게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보통은 주인공이 누군가를 구하는데, 이건 못 구하는 걸로 시작하지 않나, 그런 게 안타까워서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을 좀 보여줬으면 하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고민했다"라고 덧붙였다. 오정세는 "해상이도 초자연적인 증상이 있지만 결국은 사람"이라며 "단칸방에서 아이를 구한 뒤에 그 다음 장면이 얼음찜질을 하는 건데, 흐름에 방해가 안 되는 선에서 (제작진도) 그런 걸 녹여주셨다"라고 했다.

그간 주로 유쾌한 연기로 사랑 받았던 오정세는 '악귀'를 통해 웃음기 없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에 대해 그는 "내가 쌓아온 이미지와의 싸움이었다"라며 "뭘 해야지, 덜 웃겨야지 보다 경건한 마음을 가지고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가님은 중간중간 해상이가 숨 쉴 포인트를 찾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 포인트를 넣기가 쉬운 작품은 아니어서 적재적소에 들어갈 만한 게 있으면 그만의 웃음 포인트를 찾으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매 작품마다 전작에 대한,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라며 "이번에 내 숙제를 해상이를 만나는 것이었고, 그게 너무 큰 산이어서 이런저런 노력을 했다"라고 전했다.

오정세는 "염해상을 만난 뒤 귀신을 보는 분들, 무속인 분들을 몇 분 찾아뵀다"라며 "뭔가를 얻을 수도, 못 얻을 수도 있지만 생각을 정리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분들이 뭔가를 믿게 만드는 그런 톤이 있다, 맞던 틀리던 진짜로 이야기해준다는 느낌이 있어서, 내 안에서 해상의 대사 톤도 정리가 됐다"라며 "가령 '당신한테 안 좋은 일이 있을 수도 있어요'를 '누군가가 죽어요'라고 바꾸는 그런 정서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무속인 분들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지만 다는 해결하지 못한다, 그걸 보면서 결국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악귀'가 잘 될 지는 안 물어봤다, 내가 넘어야 할 산은 해상이라 다른 건 안 보였다"라며 "또 그 분들도 내가 배우인 걸 몰랐다"라고 해 웃음을 줬다.

김은희 작가의 대본을 바탕으로 연기를 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설명했다. 오정세는 "작가님은 언제나 '정세 네가 하고 싶은데로 해'라고 하셨다"라며 "처음엔 해상이가 '~했습니다'라고 하는 게 어색해서 '~했잖아요'라는 일상어로 바꾸려고 했는데, 현장에 가면 자연스레 '~했습니다'가 나오고 편하더라, 이게 해상이의 말투구나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도 '이렇게 바꾸고 싶은데 괜찮을까요'라고 물어보고 허락을 받아서 그렇게 연습하는데 현장에 가면 대본대로 말이 나오더라, 그러면서 '결국 김은희 작가한테 졌어' 이러고"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작가님은 내게 좋은 말씀만 해주셨다, 내가 부족한 점이 보이는데도 '네가 해줘서 고마워'라고 하셨다"라며 힘이 났다고 했다.

염해상을 연기하며 달라진 점도 있다. 오정세는 "예전에는 사건, 사고를 접하면 '안타깝네'라고 생각했는데, 해상이를 만난 뒤에는 시간이 되면 그 장소에 가서 마음을 드리고 온다"라며 "최근 '악귀' 모임에서도 그 장소에 가기 전에 산영이랑 마음을 드리고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작발표회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자칫 '우리 작품 사랑해주세요'로 비칠까봐 이런 말을 안 했다"라고 덧붙였다.

'악귀'를 하면서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었다고 착각한 에피소드도 전했다. 오정세는 "어느 날 자는데 새벽 3시쯤 복도에 불이 켜져 있더라, 최근에 피로해서 그런지 눈 앞에 선명하지 않은 시선이 있다고 느낀 적이 있는데 그 날도 그랬다"라며 "복도에 불이 켜져 있는데 한 쪽을 가리니까 밝고 나머지 한 쪽을 가리니 어두웠다, 순간 '뭐지' 했는데 그 전에 눈을 조심하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 이후에 병원에 가보니 염증이라더라, 그런데 그 때는 정말 공포스러웠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김태리와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 오정세는 "김태리가 악귀를 연기하면 나는 그걸 받기만 하면 돼서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산영과 악귀는 온도 차가 있는 인물이라 매체 특성상 확 달라지게 연기를 해야할 수 있는데, 김태리는 표현을 많이 안 하는데도 차이가 많이 나더라"라며 "선했다가 악해지는 게 아니라 산영이가 언제 변했는지 모르게 악귀가 돼 있다, 그런 지점이 좋았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태리라는 배우에 대해서도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열정적이고 건강하다, 열정만 있으면 부담이 될 수 있는데 나한테는 '1의 부담'도 없는 자극이 됐다"라며 "극 중 산영을 만나는 과정에서 타협은 없었다, 그 안에서는 자기가 힘들었을 수도 있지만"이라고 말했다.

또한 해상이 구산영과 '악귀'를 대할 때 시선과 몸짓이 다르다는 질문에는 "연기를 하다보니 그런 부분이 생겼던 것 같다"라며 "동반자이자 선한 사람인 산영을 대할 땐 항상 걱정되고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면, 악귀를 만났을 때는 어떻게 해쳐나가야 할지 몰라 불안과 분노의 정서가 나온 게 아닐까 한다"라고 했다. 이어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후반부에서 산영이에게 전화가 왔을 때 친구 목록에 산영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감독님깨 이야기했다, 그런 마음들로 산영이와는 마무리를 했다"라며 "친구가 없던 해상이가 유일한 친구 산영이를 만나 성장하는 그런 정서였다"라고 사견을 전했다. 해상과 산영을 러브라인으로 엮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산영이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틈을 줘서 미안하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외로웠던 해상이가 산영이를 만나면서 친구가 생긴 거다, 이성의 감정보다는 해상이도 산영이도 응원하고 싶은데 같이 있으니 좋은 마음으로 엮어주신 게 아닐까, 러브라인은 아닌 거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정세는 "'악귀'는 장르적 재미를 추구하는 어떤 이야기지만, 난 그 안에서의 가치를 찾은 것 같다"라며 "개인적으로는 염해상을 만나며 나도 한 걸음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 2를 하게 된다면 출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악귀'는 지난달 29일 호평 속에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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