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를 봤다".. 폭염 속 주저앉은 낯선男에게 말없이 생수 건넨 여성

입력 2023.08.03 05:00수정 2023.08.03 09:56
“천사를 봤다".. 폭염 속 주저앉은 낯선男에게 말없이 생수 건넨 여성
편의점 앞에 주저앉아 있는 남성에게 생수를 건네는 여성.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파이낸셜뉴스]
최근 서울 지역의 낮 최고온도가 섭씨 35도에 이르는 등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폭염에 지쳐 편의점 앞에 주저앉아 있는 중년 남성에게 시원한 생수를 건네는 여성의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지난달 30일 한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 천사를 봤네요’라는 제목의 게시글과 사진이 공개됐다.

자신을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30대 후반 자영업자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이날 폭염 속 자신의 편의점 앞에 쪼그려 앉아있던 중년남성에게 생수를 결제해 건넸다는 여성의 사연을 전했다.

A씨는 “저희 가게 앞에서 앉아계신 아저씨가 계셨는데 여자손님께서 과자랑 생수를 결제하더니 그분 옆에 놓고 갔다”며 “조금 있다가 남성이 쓰러졌는데 바로 오셔서 상황 설명 듣고 119 불러서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A씨가 함께 공개한 폐쇄회로(CC)TV 사진에는 편의점 앞에서 고개를 숙인 채 쪼그려 앉아있는 남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남성은 여성이 생수를 건넨 지 약 30초 만에 바닥으로 쓰러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구급대원들이 와 상황이 일단락됐다.

A씨에 따르면 해당 남성은 넘어지는 충격 때문에 상처를 입어 출혈이 발생한 것 외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다. 남성은 자리에 한참 앉아있다가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해당 남성이 “술을 좀 드셨고 가끔 오시던 분이라 얼굴을 안다”며 “119대원들과 이야기할 때 들어보니 넘어지기 전에 기억도 안 난다고 하더라. 진상은 부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A씨는 “일면식도 없는 아저씨에게 더우신 것 같다고 시원한 생수 하나 드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자연스럽게 드린걸 보니 평소에도 좋은 일 많이 하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당 게시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마음씨 착한 여성분 같다” “이런분이 천사다” “저런 분들이 있어 아직은 따뜻하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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