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리, '악귀' 종영 소감 "내가 연기했지만 무섭기도…구산영 행복하길"

입력 2023.07.30 09:59수정 2023.07.30 09:58
김태리, '악귀' 종영 소감 "내가 연기했지만 무섭기도…구산영 행복하길"
사진제공=SBS '악귀'


김태리, '악귀' 종영 소감 "내가 연기했지만 무섭기도…구산영 행복하길"
사진제공=SBS '악귀'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김태리가 드라마 '악귀'를 종영한 소감을 밝혔다.

소속사 매니지먼트 엠엠엠은 30일 김태리와 나눈 SBS 금토드라마 '악귀'(극본 김은희/연출 이정림 김재홍) 관련 일문일답을 공개했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로 지난 29일 12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악귀'는 마지막회 시청률 11.2%(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태리는 극 중평범한 취준생 구산영과 악귀에 씐 구산영 1인 2역과도 같은 한 인물의 두가지 모습을 소화해 호평을 받았다. 그는 악귀 들린 연기 만으로 오컬트 미스터리 장르를 완성시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다음은 소속사와 김태리가 나눈 일문일답.

-드라마 '악귀'를 마친 종영 소감은.

▶시간이 훌쩍 지나 벌써 마지막 방송으로 드라마가 끝이 났다. 가장 먼저는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제작진, 배우분들, 모든 스텝 한 분 한 분의 노력들에, 또 시청자분들의 큰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방영 전 콘텐츠 인터뷰에서 악귀를 보는 가장 재밌는 방법은 산영이, 해상이와 같은 걸음으로 함께 추리하며 보시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었는데 그렇게 봐주신 것 같아 정말로 기쁘다.

-구산영과 악귀에 씐 구산영, 두 인물을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각각 고민했던 부분이 있다면?

▶가장 기본적으로는 대사와 상황들에 충실하려 노력했다. 대본에 이미 있는 설정들을 백분 활용하여 아주 작은 단서라도 놓치지 않으려 했고 대본 외적인 것들은 감독님, 작가님과 함께 만들어 나갔다. 연출적으로 두 인물의 다름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들과 연기적으로 특별히 몇몇 장치들을 만들어낸 것 외에는 정말 인물들의 전사와 현재의 상황, 그들의 욕망에 집중하였다. 산영의 경우, 2부에서 할머니인 석란의 죽음 이후 무의식 속의 어두운 부분과 동시에 살고 싶어 하는 진짜 자신을 모두 마주하게 되는데, 그 씬을 촬영한 이후부터는 인물에 대한 조금 더 깊이 있는 이해도가 생기고 연기의 실마리도 잡혔던 것 같다.

그런 반면에 향이도 전사를 지닌 똑같은 인간이지만 장르적 특성상 귀신의 역할(시청자분들이 놀라야 할 부분에서는 놀라게 하고, 기괴하게 느껴야 할 부분에서는 기괴하게 보이도록)도 수행해 줘야 했기에 어느 정도 연출적 혹은 연기적으로 갇혀있는 느낌을 받았고, 그런 부분들이 향이를 찾아가는데 시간을 조금 걸리게 했다. 하지만 향이의 삶에 대한 의지를 계속해서 되뇌며 이 아이의 입장에 서보려 노력했고 그렇게 촬영 중반부를 지나서는 산영이를 연기할 때보다 오히려 향이를 연기할 때 더 자유로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배우 김태리가 뽑은 드라마 '악귀' 속 가장 무서웠던 장면은

▶ 4부가 무서웠다. 대본도 다 알고 제가 연기도 했고, 분명 다음 장면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데도 저는 갑자기 무언가 튀어나오는 건 정말 못 참았다. 그리고 또 기억에 강하게 남는 씬이 있는데, 7부에서 해상의 할아버지인 염승옥의 그림자가 서서히 악귀로 변화하는 장면도 소름 돋게 무서웠다.

-드라마 '악귀'는 매회 수많은 추리들이 나왔다.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이 있다면.

▶꽤 초반에 향이와 산영이의 뒷짐진 모습을 캐치한 추리가 있었다. 그래서 악귀가 목단이가 아닐 거라는 추측이 기억에 남는다. 보고 감독님께 바로 스크린샷을 보내드리니 글 쓰신 분이 제작진 아니냐며 의심했던 후문이. 수많은 추리들이 있었다는 것 모두가 저희 드라마에 대한 관심도라 생각하여 뿌듯하고 좋았다.

-염해상 역을 맡았던 오정세 배우와 이홍새 역을 맡았던 홍경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모든 배우가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인물을 만난다. 그 방식의 다름 안에서 정말 많이 배웠고 또 같음 안에서는 공감하고 이해하며 연기의 시너지가 몇 배로 나지 않았었나 생각한다. 적어도 저는 너무나 큰 도움을 받았기에 두 분이 해상이가 되어주어 홍새가 되어주어 정말 감사드린다고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싶다. 해상과 홍새 뿐 아니라 문춘과 경문엄마 강모아빠...함께 한 모든 배우분들이 제겐 크나큰 힘이 되었다. 분에 넘치게 즐겁고 행복했던 현장이었다.

-드라마 종국에서 구산영은 '그래… 살아보자…'라 말하며 끝을 맺는다. 그때 구산영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산영이도 향이도 살고 싶어 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산영이는 자신의 삶을 직시하지 못했고,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살아야 했던 자신과는 반대로 맹목적으로 열렬하게 살고 싶어 하는 향이와의 긴 싸움을 통해 나 자신을 위한 삶, 내가 선택하는 나의 삶을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후시녹음을 하면서는 블랙아웃된 화면 속에서 그녀가 미소 짓고 있었으리라 생각했다. 시청자분들 각자가 느끼신 것이 납득 가는 답이기를 바랄 뿐이다.

-구산영을 떠나보내며 그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산영아! 네가 끝내 행복했으면 좋겠어!

-마지막으로 그동안 시청해 주신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드라마의 시작부터 청춘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지만 겨우 보편의 청춘은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나이를 떠나서 모든 사람들에게 제각각의 모양을 지닌 청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빛나는 푸른 봄들께,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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