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자궁 없이 태어난 한 여성이 기증받은 자궁을 이식받아 출산에 성공한 사연이 공개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BS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마이어 로키탄스키 쿠스터 하우저(MRKH) 증후군' 진단을 받은 맬러리는 기적적으로 출산에 성공했다. 이 증후군은 선천적으로 자궁과 질 등 생식기가 미숙하거나 아예 없는 질환으로 여성 4500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다.
맬러리는 17살 때 생물학적 자녀를 가질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결혼한 뒤 자매에게 대리모를 부탁해 첫째 딸을 낳아 길러오다 둘째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매의 건강상 문제로 다시 아이를 낳아달라고 부탁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맬러리는 자궁 이식 수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궁 이식 수술을 통해 아이를 낳기까지 길게는 2∼5년이 걸리는데 이식 거부 반응을 막기 위해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뿐만 아니라 수술 수개월 뒤에야 체외 수정한 배아를 자궁에 이식받을 수 있으며 출산 후에는 아이를 추가로 원하는 게 아니면 자궁을 다시 적출해야 한다.
하지만 맬러리는 자궁을 기증받을 수 있다는 소식에 2년 전 앨라배마주 버밍엄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버밍햄 앨라배마대(UAB)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총 18개월의 대장정을 거친 맬러리는 지난 5월 둘째 아들을 품에 안았다.
맬러리는 "힘든 일도 많았지만 지금이 임신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라며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알았기 때문에 받아들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자궁 이식 후 출산은 2014년 스웨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UAB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전 세계에서 100건가량의 자궁 이식 수술이 진행됐으며, CBS는 "임상시험 이외 상황에서 자궁 이식 수술을 받고 출산까지 성공한 사례는 맬러리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