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삼성 디스플레이의 주요 협력업체 직원들이 '국가 핵심기술'로 알려진 삼성의 LCD(액정표시장치) 제작 공법을 매각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70차례 기술 빼돌린 중소기업 일당 5명
해당 업체는 70여차례에 걸쳐 다수의 중국 업체에 '공장 운영 프로그램'을 판매해 500억원을 챙긴 것으로도 드러났다.
지난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달 초 서울경찰청 안보수사대는 산업기술보호법·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중소기업 A사 법인과 전직 대표이사, 전·현직 직원 3명 등 5명을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
A사는 시스템 개발·포맷 등을 담당하는 삼성 디스플레이의 핵심 협력업체였다.
A사의 전직 대표는 수년 동안 70여 차례에 걸쳐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생산관리시스템 내용을 빼돌리고,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경쟁사 10여 곳에 이 기술을 팔아 500억원가량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일명 '레시피'라는 기술 유출하려다 미수
A사의 전·현직 직원 3명은 2020년 말 LCD를 만드는 과정에서 최적의 온도와 압력 등의 정보가 담긴 일명 '레시피'를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빼돌려 중국 등에 넘기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해당 레시피는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된 삼성의 중요 기술이다. 해당 레시피가 중국 기업에 넘어갔다면 시행착오 없이 단번에 삼성디스플레이 수준의 LCD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범행은 삼성 디스플레이가 LCD 사업을 접고,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사업을 집중하면서 충남 아산의 생산 설비를 중국 업체에 매각할 때 이뤄졌다.
당시 A사는 레시피를 삭제해 줘야 하지만, 몰래 빼돌린 뒤 중국 기업에 돈을 받고 팔아넘기려 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레시피 유출 미수 사건을 시작으로 수사를 확대하던 중 생산관리시스템이 유출된 혐의를 추가로 포착하기도 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