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 선택으로 숨진 교사가 지난해부터 학교 측에 10차례에 걸쳐 업무 관련 상담 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7일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이초 교사 A씨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학교 측에 10차례 상담을 신청했다. 지난해 2건, 올해 8건이다.
특히 A씨는 숨진 7월에만 3건의 상담을 요청했다. 이중 A씨 학급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그은 이른바 '연필 사건'과 관련된 건이 2건이다.
고인은 13일 상담을 요청하면서 전날(12일) 발생한 연필 사건을 보고했고, 학교 측은 학생과 학생 학부모의 만남을 주선해 사안을 해결했다.
하지만, A씨는 연필 사건에 대해 또다시 상담을 요청하면서 '잘 해결되었다고 안도했으나,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가 개인번호로 여러 번 전화해서 놀랐고 소름 끼쳤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학교 측은 A씨에게 "전화번호를 얼른 바꾸라"고만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또 문제행동을 하는 또 다른 학생의 학부모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A씨는 '학생과 학생 학부모가 자꾸 선생님 잘못이라고 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자꾸 들으니까 내 탓이라는 생각이 들고 가스라이팅으로 느껴진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학교 측은 A씨의 잘못이 아니며, 학생의 상담 치료가 절실할 것 같다고 답했다.
지난달 상담에서는 A씨는 다른 학생을 언급하며 '학생이 이제는 학급에서 '금쪽이'가 됐다. 상담을 받는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다. 학부모에게 연락했는데 다소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 말하기 힘들었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금쪽이는 TV 육아 상담 프로그램에서 따온 표현으로, 문제 행동을 하는 아동을 지칭할 때 주로 사용한다.
이날 정경희 의원은 "학생과 학부모로 인한 지속적인 업무 스트레스 호소에도 학교 측 상담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 학부모 민원 응대를 개별 교사가 아니라 단위 학교나 교육청에서 맡는 등, 업무 부담을 덜어 주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