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고민시(28)가 영화 '밀수' 판을 흔들었다. 그는 밀수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다방 마담 고옥분으로 분해 갈매기 눈썹과 광택의 한복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통통 튀는 매력으로 극에 활기를 더하며 '특급 막내'로 떠올랐다.
고민시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밀수'(감독 류승완) 관련 인터뷰를 진행하고 작품에 관해 이야기했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베테랑', '엑시트', '모가디슈'로 흥행사를 이어온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다.
고민시는 '밀수'에 합류하게 된 배경에 대해 "처음에는 외유내강 대표님과 류승완 감독님이 대본을 보내주셔서 당연히 오디션을 볼 거라 생각했다"라며 "대본이 워낙 재밌고, 이 역할이 매력도 있는데 오디션을 보면 (내가 될) 확률이 적을 수가 있겠다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류승완 감독님이 '고 배우가 옥분이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하더라, 선택받은 거라 너무 감사했다"라며 "'1970년대를 배경으로 류승완 감독님 의 장기를 바닷속에서 할 수 있다고?' 싶어서 궁금했다, 초반에 춘자 진숙과 합이 잘 맞으면서도 적당히 밸런스가 잘 맞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했고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여러 가지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고민시는 류승완 감독의 캐스팅 배경에 대해 "감독님께서 캐스팅 제안을 해주셔서 물어보니까 영화 '마녀' 때부터 좋아했고, 언젠간 외유내강 작품을 같이 하고 싶단 생각을 하고 싶었다고 하더라, 그때 당시 나온 '스위트홈'도 잘 봤다고 했다"며 "'마녀'에서 계란 먹고 우식이한테 욕하는 장면을 엄청 웃으면서 봤다고 하더라. 영화 속 연기를 보고 캐스팅해주신 것 같았다"며 웃었다.
이렇게 '밀수'에 합류한 고민시는 파격적인 분장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밀수'뿐만 아니라 망가지는 것에 있어서 두려움은 없다"라며 "확실한 싱크로율을 보일 수 있고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면 그런 부분에선 더 감사한 부분 중에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촬영 당시 분장팀과 얘기를 하면서 최대한 고증을 잘할 수 있게끔, 눈썹은 무조건 갈매기 눈썹으로 하자고 했고, 아이 섀도 테스트도 정말 다양하게 했다"며 "한복을 특히 많이 입어봤는데 감독님이 광택이 나는 공단 소재에 은갈치 색, 자수가 적당하지만 광택이 있고 그런 게 없을까 싶어서 의상팀 실장님이 열심히 찾아오신 걸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장할 때마다 2시간씩 했는데 처음에 거울을 계속 쳐다봤다. '아 이렇게 하는구나' 했던 것 같다"며 웃었다.
여러 가지 버전으로 고옥분을 준비해간 고민시의 노력에 류승완 감독의 디테일한 디렉션이 더해져 통통 튀는 고옥분이 탄생하게 됐다.
고민시는 "감독님이 좀 더 악센트를 세게 해달라고 하는 게 있었고, 상스럽고 추접스럽고 그러면서도 사랑스럽게 하라고 하셨다"라며 "대본 그대로 안 가는 신들이 몇 컷 있었는데 그럴 때면 감독님이 그때그때 디렉팅을 해주셨는데 아이디어가 많으신 분이란 걸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춘자언니가 다시 돌아왔을 때 옥분이가 거울 보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도 옥분이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추접스럽게 가보는 게 어떠냐고 하셔서 잘 녹아내 주셨다"고 전했다.
특히 고민시는 '밀수'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혜수, 염정아에 대한 고마움도 드러냈다. 영화에 들어가기 전 '블랙홀만 되지 말자' 생각했는데 김혜수의 응원에 울컥했다는 것.
그는 "김혜수 선배님이 '자기야 '마녀' 때부터 잘 봐서 메모장에 이름을 써놨었다'고 해주셔서 그 순간에 울컥했다"라며 "'리딩할 때 보니까 너무 잘하더라, 자기랑 같이 작품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 잘해보자'며 손을 잡아주셨는데 그때 그 기억은 못 잊는다, 너무 크게 꽉 채워진 느낌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고민시는 "이번에 무대인사 돌면서 혜수선배님 방에서 새벽 6시까지 떠들기도 했다"라며 "내가 항상 작품 찍으면서 잠을 잘 못 자는 편인데, 혜수 선배님이 '열심히 준비하고 이러는 것도 좋지만 자신을 혹사시키면서 일을 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본인 스스로를 아껴주고 사랑하면서 일을 해야 일을 오래 할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시더라, 그 얘기를 듣고 또 울컥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정아 선배님은 항상 잘하고 있어 그런다"라며 "쿨하신 편이라 내게 '민시 잘하는데 뭘' 이렇게 말해주셔서 항상 힘을 얻어간다"고 전했다. 또 "우리 단톡방이 늘 활성화되어 있다, 혜수 선배님이 오늘의 날씨와 함께 '오늘 건강 챙기고 조심하라'고 글을 올려주시면 우리가 '선배님 대박이다'라고 답하면서 활발하게 얘기한다"고 웃었다.
고민시는 앞서 드라마 '스위트홈' '오월의 청춘' 등으로 대세로 떠올랐고, 이어 이번 '밀수' 시사회 후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멍한 상태"라며 "이렇게 사랑을 주시는 것도 감사하고, 그만큼 보답하려고 하다 보니 항상 내가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사랑을 최대치로 드리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영화를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관객분들께 최대한 보답하고자 홍보 요정으로 막내로서 일하고 있다"며 웃었다.
또한 "대세나 사랑받는 느낌은 실감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사랑을 돌려드리려고 한다"며 "저는 항상 이 순간을 열심히 살려고 하고 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관객분들이 마음껏 웃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밀수'는 오는 2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