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그룹 블랙핑크 제니가 퍼포먼스 비판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또 K팝 아이돌로서의 생각에 대해서도 밝혔다.
제니는 14일(현지시간) 공개된 BBC 사운즈 '두아 리파: 앳 유어 서비스' 팟캐스트에 출연해 두아 리파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제니는 유년시절을 뉴질랜드에서 보냈던 경험, 연습생 과정과 가수 활동,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 등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10대에 뉴질랜드에 간 제니는 인사말만 안 채로 갔다며 "한국과 다른 학교생활을 하며 행복하게 지냈고, 한국인 홈스테이에서 지내면서 두 나라 문화의 좋은 점을 배우며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내 경력이 더 쌓이고 스스로에 대해 더 배우게 되면서 우리 활동 기반인 내 나라(한국)에 대해서도 더 알아가게 됐다"며 "그러면서 우리 음악과 일에 한국적인 것, 한국적인 문화를 더 집어넣기 시작하게 됐다, 내가 음악을 직업으로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뉴질랜드에서 살면서 들은 한국 노래들"이라고 설명했다.
제니는 데뷔 초반에 자주 다쳤다며 "나는 내 몸을 통제하는 방법을 몰랐다"고 했다. 이어 "공연을 할 때 끊임없이 다쳤는데, 스트레스가 되는 일이었다"며 "시작하고 나서도 계속 '넘어졌어, 또 넘어졌어' 하는 식이었고, 그래서 어떤 시점엔 내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팬들을 실망시킨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2020년, 팬데믹 이후에는 몸 관리에 힘을 썼다며 "내 몸을 돌보는 법을 배웠고, 내 건강과 근육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팔이 얼마나 구부러지는지까지, 많은 것을 배웠다"며 웃었다.
또한 제니는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는 압박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힐을 신고도 잘하는데 내 발은 그렇지 않았다"며 "몸이 괜찮을 때는 (힐을 신어도) 괜찮지만, 이동을 하느라 발이 퉁퉁 부었을 때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면 체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BBC는 제니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과거 제니가 프로답지 못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는 비판에 대해 말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두아 리파가 '제니가 영어를 잘해서 래퍼가 됐다는 걸 안다'고 말하자, 제니는 "어디에서도 이런 말을 한 적은 없는데, 데뷔하고 나서 그냥 랩을 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러다 은연중에 내가 노래를 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걸 깨달아서 혼란스러웠다, 확실히 번아웃이라고 할만한 상황도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무대에서 랩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랩도 나의 일부라는 걸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또 두아 리파가 블랙핑크의 '탈리'(Tally)의 의미에 대해 묻자, 제니는 "한국에서 K팝 아티스트로 활동을 시작했다 보니 K팝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보여주고 싶었지만 보여주지 못하는 내 모습들이 많았다"며 "그래서 나 자신을 표현하는 것도 두려워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서 (나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계를 깨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었다"며 "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더 많은 경계를 허물고 싶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나 자신을 표현하는 게 잘못된 것이 아님을 이해하고, 어떠한 기준이 있어서도 안 되고 판단을 하는 이유가 있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미국 코첼라 뮤직 페스티벌에 헤드라이너로 선 것에 대해 "이건 진짜 흥분되는 경험이었고, 우리에겐 큰 기회였다"며 "4년 전에는 사하라 텐트에서 공연했는데 헤드라이너가 돼서 믿을 수가 없었고, '이게 무슨 일이야'라며 공연을 끝내고 자랑스러워서 울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진짜 흥분되는 건 우리가 이번에 한국 문화를 우리 무대 세트에 접목한 것이다, 자랑스럽고 행복했다"며 "세트는 한국의 건축물인 '한옥'의 지붕에서 따왔고 전체 무대의 첫 시작을 한국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입고 시작했다, 그 순간은 짧았지만 우리는 꼭 이번 코첼라 무대에서 우리 문화를 접목하고 싶었기 때문에 넣었다, 우리가 어디에서 시작해서 여기까지 왔는지 보여주려고"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제니와 두아 리파는 지난 2018년 블랭핑크의 곡 '키스 앤 메이크 업'(KISS AND MAKE UP)을 함께 작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