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관계자 외 출입금지' 이동원 PD가 출입 제한 구역을 촬영하기 위해 제작진은 신분증 3개를 들고 다닌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교도소 편 촬영에서는 휴대폰 반입이 안돼 제작진 모두 휴대폰을 반납하고 촬영에 임했다고 했다.
SBS 프로그램 '관계자 외 출입금지'(이하 '관출금')는 지난 1월 파일럿으로 3부작 방송된 뒤 6월1일부터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돼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관출금'은 일반인들이 쉽게 들여다 볼 수 없는 곳을 방문해 촬영하고,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며 어떤 일을 하는지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MC로는 가수 김종국, 미미, 코미디언 양세형, 배우 이이경이 출연한다.
'관출금'은 파일럿 방송부터 서울남부구치소, 서울남부교도소의 문을 열어 안방극장에 선보였다. 정규 편성 뒤에는 나로우주센터, 한국조폐공사, 국회의사당,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허가증이 없으면 들어가지 못하는 장소를 개방해 그곳의 풍경과 사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재미와 유익함을 안겼다.
웃음기 없는 장소가 배경이지만 김종국의 리더십, 양세형과 이이경의 재치있는 멘트, 미미의 진심이 담긴 리액션으로 재미도 함께 챙겼다는 평을 받는다. 구치소를 방문하는 김종국, 양세형의 굳은 현실 반응과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대형 전투기를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는 미미, 국회의사당에서 의원과 보좌관으로 분해 콩트 개그를 보여준 이이경, 스페셜 MC 딘딘, 김진표 국회의장에 스쾃의 바른 자세를 알려주는 김종국 등은 사뭇 진지한 장소를 유쾌하게 담아내며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관출금'은 SBS 대표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4년 동안 연출한 이동원 PD와 인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김태희 작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의 이동원 PD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관계자 외 출입금지'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그것이 알고 싶다' PD를 오래 했다. 하다 보니 사람들이 못가는 곳에 가는 경험이 많았다. 술자리에서 농담 삼아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사람들이 못가는 곳을 다룰 수 있지 않나'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금지 구역이나 노출되지 않는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하소연을 들어주면서, 이 사람들이 이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연예인 MC들이 들어가서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날것의 리액션을 하는 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보통 몇명 정도 들어가서 촬영하나. '관계자 외 출입금지'인 구역이라 제작진에게도 제한이 있을 것 같다.
▶촬영장이 보안 시설이다 보니 80~100명이 들어가야 정상 촬영이 가능한데 50명만 오라고 할 때도 있다. PD, 작가, 카메라 팀이 주차장에서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 파일럿 때는 막내 작가도 없었고 출연진들도 스타일리스트나 매니저 없이 촬영했다. 제작진도 기관을 섭외하면서 답사하는데, 그곳에 일하는 분들도 뭐가 있는지 잘 모른다. 몇몇 구역 노출 합의를 하고 부서원 몇십명을 만나서 그곳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들을 때도 있다. 한국항공우주 카이(KAI) 편에서는 직원들만 50, 60명을 만났다.
거의 매일 아침 8시에 슛이 들어간다고 하면 새벽 5시에 제작진들이 모여서 주민등록증 제출하고 보안 서약서를 쓴다. 카이에서는 휴대전화에 어떤 앱을 깔면 카메라 앱이 사라진다. 50명 전원이 앱을 깐 것을 확인하고 들어갔다. 어떤 경우에는 신원조회서를 작성하기도 한다. 제작진은 신원 조회를 계속 할 수 있으니 운전면허증, 주민등록증, 여권 등 신분증 3개나 들고 간다.
-그렇다면, 예상하지 못한 장소라 안에서 촬영 계획이나 동선이 바뀌는 경우도 많을 것 같다.
▶안에서 바뀌는 게 많았다. 교도소 편에서는 전원 휴대폰 반납해야 했다. 아무도 휴대전화가 없다보니, 무전기를 써보기로 했는데 벽이 두꺼워서 작동이 잘 안됐다. 현장에서 그냥 믿고 찍었다. 또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해서 답사를 4번 정도 한다. 구역을 다 파악하고 돌발 상황 대처를 위해서다.
-워낙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를 오래 했는데, '관출금'과 '그알' 중 업무 강도를 비교하자면.
▶'관출금'은 규모가 큰데 '그알'은 별동대처럼 움직인다. '관출금'은 즐겁고 유쾌하게 가야하는 내용이고 '그알'은 망망대해와 같이 어디로 떠나야 할지 모른다. 또 '그알'은 PD만 20명이고 작가가 10명인 대규모다. '관출금'은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나오기도 해서 프로그램 분위기 자체가 ('그알'보다) 밝지 않나.
-김종국, 양세형, 이이경, 미미 캐스팅은 어떻게 한건가.
▶작년 파일럿 할 때 연예인들이 일반인이 일하는 공간에 들어가 수십명, 수백명과 대화를 나누는데 적어도 수더분하고 낯도 덜가리고 착해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방송인이 아닌 사람들과 부딪혀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생각했다. 양세형씨는 워낙 호기심도 많고 여러 인터뷰도 잘 했으니 섭외했다. 가수 김종국씨는 27년차 예능인이기도 한데 수다쟁이다. 술 없이 밥먹으면서 6시간30분 동안 떠들었다. 러닝머신에서도 하루 종일 뉴스를 볼 정도로 사회에 관심이 많다. 현장에 데려갔더니 현장 진두지휘도 잘하고 사회적인 지식도 많아서 잘 이끌었다. 이이경씨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기 위해 섭외했다. 미미씨는 스케줄 때문에 파일럿 때 인천국제공항편에서 함께 했는데 방송에서 정말 진심으로 리액션하신다. 끊으라고 사인을 줘도 대화를 하고 있을 때가 있다.
-4회에서 국회의사당을 방문했는데 촬영은 어땠나.
▶국회는 처음이었다. 제작진도 처음 들어가서 어디에 앉아있을지, 서있을지도 몰랐다. 방송 보면 마이크 봉이 왔다갔다 한다. 그리고 정치인을 만나서 이야기를 할 때 마이크를 차는 도중에 자기들끼리 토크를 시작한다. 정신없이 찍었다. 일반인 출연자는 카메라가 어색해서 낯가림이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낯가림이 하나도 없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