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마당집'이 먹먹한 여운을 선사하며 마무리됐다.
ENA,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극본 지아니/연출 정지현, 허석원 이하 '마당집')이 지난 11일 8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전국 3.0%(이하 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 수도권 3.2%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종화에서는 주란(김태희 분)이 재호(김성오 분)를 살해하고 상은(임지연 분)을 보호하는 모습이 담겼다. 주란은 윤범(최재림 분)과 수민(윤가이 분)을 모두 재호가 살해했다고 거짓 진술하며 상은의 범행을 덮어줬다. 이후 다시 만난 두 사람은 한 가정의 아내나 어머니가 아닌, 나 자체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으로 결말을 맞았다.
'마당집'은 뒷마당에서 나는 수상한 냄새로 인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던 두 여자가 만나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배우 김태희, 임지연의 열연과 정지현 감독의 아름다운 연출, 완벽해 보이는 가정이 제기한 도발적인 주제의식 등으로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었다. 종영을 맞이해 '마당집'이 남긴 것들을 짚어봤다.
◇ 김태희 임지연 열연과 두 여자의 케미스트리
'마당이 있는 집'은 김태희, 임지연, 김성오, 최재림을 비롯한 모든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을 얻었다. 특히 방영 전부터 관심을 받은 김태희, 임지연은 열연을 선보이며 스릴러 퀸으로 우뚝 섰다. 깨질 듯한 유리처럼 아름다운 공포를 불러일으킨 김태희는 스토리 전개에 맞춰 캐릭터가 주체성을 찾아감에 따라 단단한 눈빛을 덧입혔고, 후반부에는 파괴적인 감정선까지 소화해내며 연기 스펙트럼을 또 한 차원 끌어올렸다. 임지연은 공허한 눈빛과 광기에 휩싸인 눈빛을 오가는 압도적인 화면장악력으로 물오른 연기력을 보여줬다. 또한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한 뒤 다채로운 감정을 응축시킨 '짜장면 먹방'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모든 장면이 시네마" 정지현 감독의 아름다운 연출
정지현 감독의 연출 역시 '마당집'의 볼거리였다. 전작인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을 통해 세련된 영상미와 연출 감각을 인정받은 정지현 감독은 자신의 감각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 '마당집'을 만나 연출력에 꽃을 피웠다. 아름답고도 섬뜩한 미장센, 시청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스산한 무드, 인물들의 심리를 대사가 아닌 몸짓과 상징물로 묘사하면서도 빈틈없이 유지되는 텐션, 나아가 과감한 흑백의 전환 등 '정지현표 스릴러'의 정체성을 만들어갔다.
◇ 유복한 가정과 그 안에 완벽한 아내, 뿌리깊은 한국 사회 가치 전복
'마당집'은 행복한 가정을 대표하는 상징인 '집'을 미스터리의 중심에 세웠다. 그림 같은 타운하우스의 뒷마당을 끔찍한 시체 냄새가 나는 공간으로 설정하며 모두의 환상을 전복한 '마당집'은 '과연 누구나 꿈꾸는 행복한 집의 기준이 무엇인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또한 가장 안온해야 할 공간인 집을 불안과 의심, 공포의 공간으로 그려냄으로써 피부에 와 닿는 서스펜스를 선사하기도 했다.
또한 '마당집'은 스릴러의 장르적 재미 뿐만 아니라 탄탄한 여성서사를 그려내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가정내에서 아내와 엄마로서만 존재하던 두 여자가 불온한 연대를 통해 문제적 남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러냈다. '마당이 있는 집'은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 여성에 대한 한국사회의 뿌리깊은 인식에 도발적인 화두를 던졌다.
◇ 글로벌 흥행
첫 방송 전 '마당집'은 아마존 프라임, 훌루 재팬, 아이치이, 비키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OTT와 해외 유수의 채널과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미주, 유럽 등 190여개 국에 선 판매되며 세계적인 관심을 증명했다. 이후 아마존 프라임 톱 TV 쇼 부문에서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미얀마 5개국 1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9개국에서 톱 10에 올랐다. 또한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인 '넷플릭스 톱 10' 차트에서도 비영어권 TV부문에서 방영 2주차부터 종영까지 톱10 자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