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달 30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셀러브리티'(극본 김이영/연출 김철규)는 유명해지기만 하면 돈이 되는 세계에 뛰어든 아리(박규영 분)가 마주한 셀럽들의 화려하고도 치열한 민낯을 그린 작품이다. 사실적인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 몰입감을 만들어 내는 클리프 행어 엔딩 등으로 글로벌 순위 TV쇼 부문 3위(플릭스패트롤, 5일 기준)에 오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극 중 강민혁은 업계 1위 코스메틱 브랜드의 대표이자 감정보다 이성이 늘 앞서는 한준경 역을 맡았다. 그는 지극히 평범한 서아리(박규영 분)가 눈에 들어온 이후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저돌적으로 직진하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 강민혁은 자칭 '프린세스 메이커'라는 별명에 걸맞게 서아리가 원하는 인플루언서로 자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는 로맨틱한 면모부터, 한 기업을 이끌어가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면모까지 캐릭터가 가진 다각도의 매력을 연기로 풀어냈다.
강민혁은 자칫 재수 없어 보일 수 있는 한준경 캐릭터를 디테일하게 표현해 한층 매력적인 인물을 완성했다. 그는 냉정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한준경의 매력이 더욱 돋보일 수 있도록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진심을 내비치는 대사의 말투와 표정으로 섬세하게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회차가 거듭될수록 아리를 향해 짙어지는 감정 연기와 임팩트 있는 활약으로 극의 흥미진진함을 더했다.
'셀러브리티'로 '왕자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강민혁을 뉴스1이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셀러브리티' 오픈 후 시청했나. 어떤 매력이 돋보였는지.
▶아직 한 번 밖에 정주행을 안 했는데.(웃음) 내 연기보다는 드라마를 그 자체로 재미있게 봤다. 1회 때는 누워서 봤는데 어느 순간 앉아서 쿠션을 끌어안고 볼 정도로 몰입도가 높더라. 나도 SNS를 하는 입장에서 ('셀러브리티' 속 세계가) 너무 신기하더라. 대본을 보고 촬영할 때와는 확실히 다른 부분이 있었다.
-'셀러브리티'를 통해 넷플릭스에 입성했다.
▶글로벌 190개국에서 작품을 본다는 건 배우로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하고 싶은 욕심이 당연히 있었고 감독님과 함께 열심히 준비했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5일 기준 '셀러브리티'는 글로벌 3위에 올랐다. 더 흥행했으면 하는 욕심은 없나.
▶성적은 내 영역이 아니니까… 지금 정도만 해도 기분이 좋다.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지금보다 순위가 더 잘 나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작품 출연을 앞두고 비주얼적인 것을 비롯해 따로 준비한 부분이 있나. 극에서는 클라이밍도 하던데.
▶작품을 앞두고 다이어트를 했다. 2~3kg 정도 체중 감량을 했다. 하지만 예상외로 의상은 힘을 빼고 담백하게 가려고 했다. 고가의 옷들을 찾아 입기보다는 심플하고 어느 브랜드인지 모르겠는 옷들을 입으려고 했다. 클라이밍은 드라마 촬영 전부터 취미 겸 시작했는데, 작가님이 운동하는 거 있냐고 물어보시곤 '새로운 그림이 나올 것 같다'면서 대본에 넣으셨다. 이후에 대역 없이 촬영을 했다.
-전작 '오! 주인님'에서도 화장품 회사 재벌 3세 캐릭터를 하지 않았나. 결이 비슷한데 어떻게 차별점을 두려고 했나.
▶작가님이랑 대화를 정말 많이 했다. 한준경이라는 캐릭터가 미움도 살 수 있고 재수 없을 수도 있는데 작가님께서 '민혁씨가 얘기하면 악의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대사를) 둥글둥글하게 소화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충분히 잘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방향성을 잡아주셔서 그렇게 하려고 했다. 작가님이 그린 재벌 3세 그림과 내가 합쳐져 한준경이 탄생한 게 아닌가 한다.
-한준경은 '날 이렇게 대한 여자는 네가 처음이야' 같은 올드한 설정의 캐릭터 아닌가. 어떻게 매력을 살리려고 했나.
▶그런 요소도 있다.(웃음) 한준경은 남들이 뭐라고 해도 본인의 자존감이 높아서 남의 이야기를 신경 안 쓰는 인물이다. 거기에 초점을 두고 나를 대입해서 오글거리든 말든 전혀 상관없다는 마인드로 한준경을 연기하려고 했다.
-한준경은 스스로를 '프린세스 메이커'라고 하지 않나. 이런 대사를 소화하기도 쉽지 않았을 듯한데.
▶이거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면서 작가님,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다. 한준경이라는 캐릭터를 잘 보면 본인이 뭐라고 말하든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다. 영혼이 없어서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프린세스 메이커를) '밥 먹는다' 정도로 일반적인 단어라고 생각하고 아무 감정 없이 담백하게 말하니까 생각보다 오글거리지 않더라.
-아리를 향한 준경이의 감정이 갑작스럽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있다.
▶결정적 장면은 1회에 다 나왔다고 생각한다. 처음 서아리를 만나고, 변태 취급을 받고, 번호를 물어보고, 구하기 힘든 옷을 입고 지하철 이야기를 하는 서아리에게 호기심을 느낀 뒤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해하면서 매력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준경이의 표현 방식이 그동안의 멜로와는 다르다 보니 시청자들도 '왜 전개가 갑자기 멜로로 하지?' 하면서 보신 것 같다. 그러면서도 준경이는 '키다리 아저씨'의 역할도 했다.
-극 중 한준경이 신발 벗는 장면도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비하인드가 궁금한데.
▶이 그림을 어떻게 담을까 고민하면서 신발을 벗겨주시는 배우 분이랑 리허설을 정말 많이 했다. 자주 있는 일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해서 배우 분이랑 손발을 잘 맞추려고 했다. 생각보다 촬영을 많이 하진 않고 넘어간 것 같다. 그 장면이 사실 앞뒤 설명을 보면 이해가 가는 장면인데, 그 신만 놓고 보면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찾아봤나.
▶내 주변에서는 재밌게 봤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오글거린다'는 반응도 있는데, 그 반응도 이해한다. 나는 재밌게 봤지만 사람마다 의견은 다 다르지 않나. 또 '아리랑 준경이랑 잘 어울린다'는 반응도 좋았고, 분경이가 아리를 좋아하는 새로운 방식에 재미를 느꼈다는 반응도 인상 깊었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