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산의 한 스쿨존 횡단보도에서 20대 여성 사서교사가 트럭에 치여 의식불명 상태인 가운데, 해당 학교 학생들이 여교사에 대한 쾌차를 바라며 손편지를 보낸 것이 확인됐다.
29일 연합뉴스는 피해 여성 사서 교사 A씨(20대)의 가족으로부터 제공받은 학생들의 손편지를 공개했다.
앞서 A씨는 지난 19일 오후 4시 3분경 부산시 북구 만덕동에 소재한 백산 초등학교 인근 삼거리 횡단보도에서 사고를 당했다.
당시 40대 운전자가 몰던 1톤 트럭이 좌회전을 하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는 A씨를 들이받았다. 사고로 A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인근 병원에 이송돼 지금까지 치료받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학교에는 A씨가 교통사고로 크게 다쳤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의 손편지가 도서관을 메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며칠 전부터 A씨가 근무하던 도서관에 직접 손으로 쓴 편지와 쪽지를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경 헤매는 사서교사에게 밀려든 손편지 2박스
학교 측은 이 사실을 A씨 가족에게 전했고, 가족은 병상에 누워 사경을 헤매고 있는 A씨에게 아이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다는 마음에 학교 측에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 가족이 전달받은 편지의 수는 박스 2통을 가득 채울 만큼 많은 양을 자랑했다.
편지에는 학생들의 정성 어린 마음이 담겼다. 일부 편지에서는 "예전처럼 수업을 같이하고 싶다", "선생님은 지구촌 최고 사서 선생님이시다", "도서관 가면 매일 인사해 주시던 선생님이 그립다"라는 등 응원이 담기기도 했다.
면회시간 마다 편지 읽어주는 가족들
지금도 가족들은 면회 시간이 되면 학생들 써준 편지를 A씨에게 읽어주고 있다고 한다.
한편 A씨네 학교 일부 교사들은 'A 사서 교사와 뜻을 함께하는 교사, 교수' 모임을 구성해 다음 달 2일 사고가 발생한 학교 앞에서 안전한 통학로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현장의 보행자용 신호등은 꺼져 있었고, 차량용 신호등은 서행 운행을 의미하는 황색 점멸등만이 켜져 있었다. 점멸 신호로 차량을 서행시켜 보행자가 언제든지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게 한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들은 "모든 스쿨존 도로의 안전 확보를 요구하며 경찰과 부산시, 부산교육청의 적극적 대처를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