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골 때리는 그녀들' 오나미가 8개월 간의 무득점을 이겨내고 해트트릭으로 '개벤져스'를 승리로 이끌었다.
지난 28일 오후 9시에 방송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에서는 패배 즉시 챌린지리그로 강등되는 'FC개벤져스'와 'FC탑걸'의 제3회 슈퍼리그 5·6위전이 펼쳐졌다.
경기에 앞서 '개벤져스' 오나미는 8개월째 무득점으로 공격수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드러냈고, 이에 이영표 감독은 오나미가 수비로 내려갔다가도 빠르게 공격 전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전술을 묘수로 내놓았다. 경기 직전에도 이영표 감독은 에이스 오나미를 불러 "네가 결정적인 순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거다"라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탑걸'의 아유미는 최근 자신에 실력에 대해 "'결혼했더니 살쪘다' '폼이 떨어졌다'는 말들이 있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아유미는 "상처를 받기보다 화가 났다"라며 "나 이런 욕 먹을 사람 아닌데"라고 다짐하며 '개벤져스'를 상대로 완벽한 '아신'의 부활을 예고했다
패배 시 즉시 강등이라는 단두대 매치에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경기가 시작됐다. 양 팀 모두 5·6위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조직력과 치밀한 전술로 경기를 이끌어가 지켜보던 관중들을 놀라게 했다.
선제골은 '개벤져스'에서 터졌다. 전반 6분, 이은형의 어시스트를 받은 오나미가 낮게 깔아차는 마무리로 모두가 기다린 이번 시즌 첫 골을 터뜨렸다. 지난 골 이후 267일만에 터진 귀중한 골인만큼 '개벤져스' 선수 모두 오나미를 안아주며 기뻐했다.
선제골로 부활의 신호탄을 날린 오나미의 득점은 멈추지 않았다. 오나미는 후반 2분, 4분 연달아 골을 넣으며 '골때녀' 역대 다섯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영표 감독은 본인의 해트트릭인 것처럼 두 팔을 벌리며 환호했고, 김민경은 "지금까지 밀린 골 다 넣는 거야, 뭐야"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즉시 강등을 눈 앞에 둔 '탑걸'은 심기일전하며 마지막 배수의 진을 쳤다. 김병지 감독은 에이스 김보경을 공격적으로 기용하고 수비 라인도 위로 올리며 반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호시탐탐 대역전극을 노리던 '탑걸'에게 후반 막판 기회가 찾아왔다. 후반 8분, 김보경의 얼리 크로스를 받은 다영이 논스톱 슈팅으로 깜짝 데뷔골을 터뜨렸다. 여기에 다영은 1분 만에 추가골까지 기록해 모두를 열광하게 했다.
어느새 한 골 차로 완전히 달라진 경기 상황에 '개벤져스' 오나미는 근육 경련을 이겨내면서 교체 투입돼 투혼을 선보였고, '탑걸'은 끝까지 추격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다.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오나미는 "'내가 과연 특별한 위치에서 골을 넣을 수 있을까?'라는 상상을 했다"라며 "게 정말 현실로 일어나니까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고 기뻤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깜짝 데뷔골에 이어 멀티골을 기록한 다영은 "솔직히 얘기하면 요즘 축구가 진짜 미웠다"면서 "(언니들에게) 진심으로 격려하는 법, 내 사람들을 챙기는 법들을 배우면서 축구로 인생을 배우고 있는 것 같다"라고 언니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