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전 아버지에 살인 예고한 정유정 "내가 큰일을 저지르면..."

입력 2023.06.27 06:00수정 2023.06.27 10:09
범행 전 아버지에 살인 예고한 정유정 "내가 큰일을 저지르면..."
교복을 입고 피해자의 집으로 향하는 정유정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캐리어 시신 유기' 사건의 범인 정유정(23)이 범행 직전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화해 살인을 예고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6일 JTBC에 따르면 정유정은 검찰 진술에서 부모와 어린 시절부터 떨어져 할아버지와 살았으며 이와 관련해 부모에게 배신감과 좌절을 느꼈고 할아버지와도 갈등을 겪었다고 말했다.

정유정은 "아버지 재혼으로 배신감을 느꼈다", "잘 맞지 않는 할아버지와 계속 살아야 해 좌절했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3일 전에는 아버지와 2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하며 살인을 예고하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정유정은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내가 큰일을 저지르면 아빠가 고통받을 것이다. 큰일 저지르고 나도 죽겠다"라고 했다. 어려웠던 환경에 대해 아버지에게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검찰 심리 분석 결과, '정유정이 애정을 갈구했던 아버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제3자에게 피해를 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라는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가족을 향했던 정유정의 분노는 무고한 피해자에게 잔혹한 방법으로 돌아갔다. 정유정은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111차례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을 버리기 전, 지문 감식을 피하기 위해 관련 신체 부위를 자르기도 했다.

정유정은 또 조사 당시 "분명히 피해자를 죽였는데 살아나서 나에게 말을 했다"라며 "자신의 정신 감정을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범죄심리학자들은 이를 두고 정유정이 '심신미약' 판정을 노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부산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 21일 정유정을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및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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