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속썩이던 '이 벌레', 서울에 또 나타났다

입력 2023.06.21 07:58수정 2023.06.21 10:54
지난해 속썩이던 '이 벌레', 서울에 또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서울 은평구 인근에 출현한 '러브버그(사랑벌레)'.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수도권 서북부에 출현했던 이른바 '사랑벌레(러브버그)'가 1년여 만에 또다시 서울에 출현했다.

러브버그는 정식 명칭이 ‘플리시아 니악티카’로, 약 1cm 크기의 파리과 곤충이다. 짝짓기 할 때처럼 평소에도 암수가 쌍으로 붙어 다녀 '러브버그'로 불린다.

은평구청 이틀만에 800건 민원 접수


지난 20일 서울 은평구에 따르면 해당 구청에 러브버그와 관련한 민원이 이틀 만에 800건 이상 접수됐다. 이에 따라 구청은 이번주부터 보건소 인력과 새마을자율방역단 등을 동원해 발생 근원지인 야산 인근 경계지역을 중심으로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러브버그는 '익충'으로 분류되고 있는 곤충이다. 농작물을 해치거나 질병을 옮긴다는 사례는 전해진 바 없으며, 오히려 진드기 같은 해충을 잡아먹는다. 그러나 특유의 생김새가 징그럽고 떼로 몰려다니는 모습이 혐오감을 불러일으켜 많은 이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다.

러브버그가 국내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작년 이맘때다.

지난해 서울 은평구를 비롯해 서북부 지역에서 러브버그가 대량 번식해 주민들의 민원이 터져나왔다. 당시 구청 요원 및 민간방역단 등의 노력으로 2주만에 급격히 자연 감소했다.

작년보다 더 빨리 나온 러브버거.. "이상기후 때문"

이번 러브버그의 출몰 시점은 지난해보다 조금 앞당겨졌다. 지난해의 경우 7월 초부터 러브버그가 대량 발생했다. 올해는 이보다 2~3주 빠른 6월 중순부터 출현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의 출현이 지난해보다 앞당겨진 원인에 대해 예년보다 덥고 습한 이상기후를 주목했다.

최근 비가 내리고 기온이 올라 땅 속에 있던 유충이 성충으로 탈바꿈하기에 적절한 기온과 습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러브버그에 대한 화학 방역에 대해선 다른 곤충 및 생명체에 해로울 수 있다고 당부하고 있다.

한편 러브버그는 털파리류 특성상 장마가 끝나고 날이 건조해지면 자연 소멸한다. 또 번식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면 수컷과 암컷 모두 죽는 것으로 알려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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