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역겹고 소름 끼쳐”...집·도로 뒤덮은 곤충 떼, 무슨 일?

입력 2023.06.19 06:40수정 2023.06.19 15:36
“정말 역겹고 소름 끼쳐”...집·도로 뒤덮은 곤충 떼, 무슨 일?
미국 네바다주의 한 주택. 귀뚜라미들이 기어오르고 있다. 사진=유튜브 'Storyful Viral' zoqcj

[파이낸셜뉴스] 미국 네바다주 북부의 한 도시에 ‘모르몬 귀뚜라미’로 불리는 곤충 떼가 출몰해 집과 도로 등을 뒤덮으면서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18일 트위터와 틱톡 등 SNS에는 최근 네바다주 엘코시 주민들이 올린 모르몬 귀뚜라미 떼의 사진과 영상이 다수 올라와 공유되고 있다.

모르몬 귀뚜라미 떼가 자신의 집 벽과 기둥, 창문 등을 빽빽이 뒤덮은 모습을 틱톡에 올린 한 네티즌은 “저것들이 말 그대로 어디에나 있다. 정말 역겹고 소름 끼친다. 매년 우리 마을을 지나갔지만, 이렇게 심하게 공격받은 적은 처음”이라며 “매일 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면서 “집 전체가 벌레에 휩싸여 밖에 나갈 수가 없다. 어젯밤에는 걱정이 돼서 15분밖에 못 잤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또 다른 주민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5년간 이 도시에 살았지만 최근 곤충 떼의 출몰이 더 심해졌다”며 “도로 위 사체들이 길을 미끄럽게 만들어 위험하다”고 토로했다.

모르몬 귀뚜라미는 사실 이름과는 달리 귀뚜라미가 아닌 여칫과의 곤충이다. 이 곤충 성체의 크기는 3.8∼5㎝ 정도로 날 수 없는 대신 땅바닥을 기거나 뛰어다닌다. 이 곤충은 농작물을 먹어 치워 농민들에게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개체 수가 많아지면 토양 침식과 수질 악화 등을 일으켜 목초지와 경작지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네바다주립대는 경고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 곤충이 건조하고 뜨거운 기후에서 잘 번식하는 습성을 지녀, 최근 미 서부의 가뭄과 온난화가 심해짐에 따라 개체 수가 더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백질 섭취를 위해 동족끼리 잡아먹는 습성이 있어 퇴치도 어렵다. 사체가 많아질수록 새로운 개체를 유인하는 미끼가 되기 때문이다.

네바다주 농림부는 지난 몇 년간 주요 고속도로를 따라 살충제와 곤충 성장 조절제 등 약품을 살포해 왔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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