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또 김칫국 먹지 말자, 먹지 말자 했는데 연락이 왔어요. 얼떨떨했죠. 이걸 내가 한다고? 역할도 듣기 전이었는데 작품에 출연하는 자체가 벅찼어요."
배우 한규원(37)이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의 오디션 합격한 후 느꼈던 벅찬 감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전편인 '범죄도시2' 때도 오디션을 봤던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소리 소문 없이 광탈했었다, 나는 떨어진 줄도 몰랐다, 결과를 모르는데 영화가 나오더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하지만 모든 것은 감사한 추억이 됐다. 2편에서는 떨어졌지만 3편으로 합류해 어엿한 '범도 패밀리'의 구성원으로 제몫을 해냈다.
한규원은 천만 돌파를 코앞에 둔 '범죄도시3'에서 배우 이준혁이 연기한 악당 주성철의 오른팔 김용국을 연기했다. 주성철과 그의 부하들인 김용국과 이강호(최우준 분)는 1편과 2편에서 봤던 빌런들과는 또 다른 이중적인 면모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셋이 거의 합숙을 한 거나 마찬가지였어요. 매일 카페에 모여서 '이렇게 해야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연습을 했고, (이)준혁이 형 집에서도 연습했었죠. 자동차 신은 지하 주차장에 주차해놓은 차에 가서 문 닫아놓고 연습도 하고 옥신각신 하기도 했었고요. 저희들끼리 버전을 2, 3개씩 준비해갔어요."
이상용 감독은 주성철 일당에게 "무리감"을 요구했다. 동물의 무리 같은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는 주문이었다. 세 사람은 역할을 잘 해내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고, 매일 함께 고민하고 연습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 누구보다 친밀한 사이가 됐다.
"정말 애틋해요. 참 좋은 형들이고…준혁이 형은 제게 동료를 떠나 진짜 형이 됐어요. 우준형과 제가 따로 촬영하는 날에도 준혁이 형은 촬영장에 와서 응원을 해주고는 했어요. 참 끈끈했죠. 제가 최근 한 무대인사에 깜짝 참석한 적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준혁이형에게 '너 규원이 오니까 이제 힘내네?' 하더라고요. 형이 힘내는 걸 보니까 저도 힘이 났어요. 애틋했어요.(웃음)"
'범죄도시3' 현장은 배우들에게 배우들에게 아이디어 낼 기회를 주는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그런 분위기에 힘입어 한규원은 김용국의 캐릭터를 하나하나 만들어갔다.
"촬영하다가 별명이 생겼어요. 분노조절장애.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가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아마 너무 꼴통이라 주성철을 안 만났으면 출세하긴 어려운 애였을 거예요. 주성철에게 붙은 이유는 주성철이 힘을 갖고 있으니까 그 덕에 부귀영화를 많이 누릴 수 있으니까. 그게 아니었다면 전혀 컨트롤이 안 될 성격인 인물이었죠."
극중 김용국은 주인공 마석도(마동석 분) 형사와 육탄전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마 형사로부터 손꺾기 기술을 당하기도.
"다들 그 장면을 찍으면서 괜찮았느냐고 물으세요.(웃음) 그런데 사실 마 선배님이 액션을 진짜 안전하게 하세요. 잘 아시니까요. 화를 내고, 여기까지 손가락을 갖다 주면 선배가 잡고, 잡히면 연기하고 흔들고 하는 과정이 하나도 빠짐없이 얘기가 된 후에 진행됐어요."
압도적인 선배 마동석 앞에서 조금 위축되기도 했지만, 진지하게 역할에 임했다. 마동석은 그런 후배가 조금이라도 위축된 듯한 모습을 보이면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긴장을 풀어주기도 했다.
"선배님 앞에 서 있으면 누구라도 위압감이 들지 않을 수 없어요. 극중 제가 욕설을 퍼붓고 세게 나가야 하는데 정말 이 악물고 했어요. 그 누가 마동석 선배님에게 '너 그러다 혼난다'는 말을 할 수 있겠어요.(웃음) 그 대사를 하고 나니 무서웠어요. 연기자니까 했죠."
'범죄도시3'는 천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 15일 기준 826만2896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주말 전후로 천만 돌파가 예상되고 있다. 영화에 참여한 이들이 모두 그렇겠지만, 한규원 역시 동고동락한 이준혁, 최우준, 안세호 등과 함께 지난 고생을 돌아보며 감사하고 감동하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영화가 박수 받고 사랑 받아서 감사해요. 지하실에서 함께 연습한 것, 차 안에서 연습하던 것, 의견 충돌 때문에 티격태격한 것까지 다 생각이 나요. 그런 게 참 오래 남더라고요…준혁이형도 저도 후회 없이 해보자, 하는 마음이었어요. 할 때까지 해도 늘 아쉬움이 남는데 서로를 부둥켜 안고 정말 열심히 했어요. 얘기하면서 이상하네요. 감동이 와요."
<【N인터뷰】②>에 계속